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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 "누가 제일 잘 나가?"…전기차 투자, 국가별 '침투율' 따져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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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혹은 먼 미래 언젠가에는 전기차 전성시대가 온다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2011년 전 세계에서 5만 대 겨우 팔리던 전기차는 지난해 기준 670만 대가 팔리며 10년 만에 134배 성장했는데요. 친환경 기조 속 각 나라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이 더해지며 이미 기업 간 경쟁을 넘어서 차세대 기술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대결 구도로 이어진 모양샙니다.

 다음 차는 전기차 사볼까? 하는 분들 주변에 꽤 계신데요. 열린 전기차 시장에 투자하려면 뭘 봐야 할까요. 제공 셔터스톡

다음 차는 전기차 사볼까? 하는 분들 주변에 꽤 계신데요. 열린 전기차 시장에 투자하려면 뭘 봐야 할까요. 제공 셔터스톡

다만 동학개미 입장에서 중요한 건, 다른 건 모르겠고! 그래서 독일, 중국, 미국(그리고 KOREA!) 중에 “누가 제일 잘 나가?”일텐데요.(스마트폰이 인류의 삶을 바꿔 놓을 거란 사실은 우리 모두 알았어도 애플 주식에 투자하진 않았잖아요😂)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가운데 가장 큰 금액(무려 1조2000억원!)인 글로벌 전기차&배터리펀드와 KINDEX G2전기차&자율주행 액티브 ETF를 운용하는 황우택 한국투자신탁운용 Multi 전략본부 책임을 만나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황우택 한국투자신탁운용 멀티전략본부 책임이 1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황우택 한국투자신탁운용 멀티전략본부 책임이 1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개별 종목뿐 아니라 액티브 펀드, 상장지수펀드(ETF)까지 투자금이 몰린다
성장성이 있다는 건 누구나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미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걸 보며 패러다임 대전환 시기 어떤 기업이 탄생하는지 봤다. 여기에 국가별 지원 경쟁까지 붙었다. 전기차 산업이 겉보기엔 친환경 바람을 타고 성장하는 듯하지만 본질은 미래 신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다. 특히 유럽은 에너지 독립을 위해서도 전기차가 꼭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모든 나라가 깨달았다.
또 메타버스 같은 분야는 실체가 모호하지만, 전기차는 명확한 상품이 있다. 내가 직접 타보고 씹고 뜯고 맛볼 수 있다. 거기에 성장성이 담보됐으니 돈이 몰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잘하는 나라는 어디인가?
스마트폰은 애플이 모든 시장을 싹 가져갔다. 패러다임 대전환이라는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분야와 비슷하지만, 전기차는 지역 특색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중국과 한국, 일본, 유럽,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차가 다 다르다. 미국은 무조건 픽업트럭이 대세다. 유럽은 해치백이고 일본은 실용적인 소형차다. 한 회사가 이런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전부 선점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지금 전기차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도 중요하지만 각 나라의 시장을 점유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 특히 중국같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 기술 우위가 없는 나라는 전기차 시대에는 기필코 자국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욕구가 있다.
황우택 한국투자신탁운용 멀티전략본부 책임 1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전기차 산업이 겉보기엔 친환경 바람을 타고 성장하는 듯하지만 본질은 미래 신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라고 말했다. 제공 셔터스톡

황우택 한국투자신탁운용 멀티전략본부 책임 1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전기차 산업이 겉보기엔 친환경 바람을 타고 성장하는 듯하지만 본질은 미래 신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라고 말했다. 제공 셔터스톡

그렇다면 나라별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어디인가?
침투율이라는 수치가 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유럽은 지난해 기준 이미 침투율이 30%에 달한다. 중국도 20%를 넘었다. 반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전기차 산업을 키우지 않았다. 침투율도 고작 2~3% 수준이었다. 이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6%로 올랐다. 1년 만에 2~3배 성장한 셈이다. 테슬라 주가 약진도 한몫했다. 미국 시장은 성장 가능성도 큰데 시장 자체도 가장 크다. 우리나라도 침투율이 6% 수준에 불과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운용하는 ETF에서 미국 비중을 줄이고 중국 비중을 높인 이유는?
전기차 분야 투자할 땐 글로벌 경기와 나라별 특성을 다 고려해야 한다. 업황에도 민감하고 정책 변수도 크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봉쇄로 조정을 많이 받았다. 중국산 전기차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내수도 타격을 입었다. 올해 3~4월에는 시장에서 중국 봉쇄가 길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우린 반대로 생각했다. 경기 침체 때 봉쇄 장기화는 어렵다고 봤다. 그래서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봉쇄가 풀릴 것이고 주가가 반응하리라 생각했다. 반면 미국은 오히려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기차 섹터 투자 시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결국 ‘자율주행’ 기술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테슬라가 자동차를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다른 완성차 업체에 팔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주가가 고공행진 할 수 있었다. 자동차 회사가 플랫폼 회사로 진화할 수 있다.
국내 투자자는 자율주행을 아주 먼 미래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완전 자율 주행, 손 놓고 잠자도 원하는 목적지 가는 수준은 오래 걸릴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좁은 길이 많고 차량 정체가 심해 자율 주행이 어렵지만, 해외는 다르다. 미국은 200km 직진 후 좌회전 이런 도로가 많다. 지금 기술로도 버스나 화물차같이 정해진 길을 따라서 왔다 갔다 하도록 하는 건 가능하다. 버스전용차로처럼 1차선만 ‘자율주행 전용차로’를 만들 수도 있다.
자율주행 예상 모습. 제공 셔터스톡

자율주행 예상 모습. 제공 셔터스톡

이런 고도 산업 분야는 미국이 압도적이다. 다른 모든 국가가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전기차의 마지막 두 가지 과제인 배터리 충전 속도, 충전소 문제를 어느 나라가 가장 먼저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전기차를 한 대도 생산하지 못했는데 꿈과 희망만으로 주가가 치솟은 기업들이 있다. 이런 곳에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 올해쯤부터 실용성을 갖춘 제대로 된 전기차가 나오기 시작했다. 차는 기호가 중요하다. SUV가 한번 마음에 든 고객은 세단으로 넘어가기 어렵다. 전기차를 경험한 사람이 많아지면 그다음엔 상품 경쟁력이 중요하다.
전기차 섹터 투자는 중장기로 접근해야 한다. 전 세계 자동차가 한순간에 전기차로 바뀌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스마트폰처럼 2년마다 차를 교체하진 않는다. 전기차로 서서히 시장이 넘어갈 때마다 투자 포인트가 살아나며 10년, 20년 성장을 공유해야 한다.

이 기사는 7월 20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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