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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이웅열 회장의 아들들, 경영 전면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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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주요 대기업의 오너 일가가 잇달아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책임경영과 세대교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한편으론 계열 분리나 승계 작업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는 분석도 있다.

21일 금호석유화학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준경(44)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박 부사장은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손자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아들이다. 앞서 박찬구 회장은 지난해 5월 금호석화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박 회장이 대표이사를 내려놓은 지 1년이 넘었는데 경영권 분쟁 때문에 오히려 세대교체가 늦어졌다”며 “경영권 분쟁도 점차 의미가 없어졌고 마침 사내이사 결원이 생겨 이번에 선임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코오롱가(家) 4세인 이규호(38)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은 계열사 대표로 경영 전면에 등장한다. 코오롱글로벌은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건설·상사 부문의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 부문 신설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 분할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부사장은 신설 법인의 각자 대표를 맡기로 했다. 이 부사장은 향후 성장 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재무역량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고 신춘호 농심 창업주의 3남인 신동익(62) 메가마트 부회장도 지난달 이사회를 거쳐 23년 만에 대표이사에 복귀했다. 신 부회장은 1992∼99년 이 회사 대표를 맡았다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당시 신춘호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직에서 내려왔다. 메가마트는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으며, 지분 56.14%를 보유한 신 부회장은 사내이사로 있었다. 이번 대표직 복귀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어려워진 유통 환경 속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DB그룹도 김주원(49) DB하이텍 미주법인 사장을 그룹 부회장 겸 그룹 해외담당 부회장에 선임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김주원 부회장은 김남호 DB그룹 회장의 누나이자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1남 1녀 중 장녀다. DB그룹 관계자는 “대주주 책임경영 차원에서 그룹의 해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일 뿐 다른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

오너 일가, 특히 2·3·4세의 의 전면 등판은 올해 들어 활발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각사의 정기주총을 통해 김동관(39) 한화솔루션 사장과 정기선(40) HD현대 대표, 최성환(41) SK네트웍스 사업총괄 등이 사내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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