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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312개 시민단체, 尹에 "한국 기여금 너무 낮다" 성토…왜

중앙일보

입력

글로벌펀드 대외협력이사 크리스토프벤.

글로벌펀드 대외협력이사 크리스토프벤.

전 세계 시민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에이즈ㆍ결핵ㆍ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인 ‘글로벌펀드’에 기여금을 증액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오는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제7차 기여금 약정(2023~2025)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목표액인 180억 달러(23조5386억원)를 달성하려면 한국과 같이 부유한 나라들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는 21일 전 세계 312개 시민단체가 이런 내용을 담은 서한을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는 글로벌펀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외교부 등록 비영리 민간단체다.

팬데믹으로 성과 퇴보…7차 지금 목표 180억 달러

시민단체들은 서한에서 “글로벌펀드는 에이즈, 결핵 및 말라리아 전염병을 종식시키기 위해 지난 20년 동안 530억 달러(약 70조) 이상을 투자했고 그 결과 4400만명이 넘는 생명을 구했다”며 “이는 대한민국과 같은 공여국들의 도움으로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21 결과 보고서’를 보면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동안 어렵게 쌓아 올린 성과들이 퇴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오는 2030년까지 세 전염병을 종식시킨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코로나19에 시급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7차 기여금 약정 회의는 그 발판을 마련할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오는 9월 개최되는 7차 회의에선 향후 3년(2023~2025년)간 필요한 기금으로 최소 180억 달러(23조5386억원)를 모금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정부, 6차 회의 때 2500만 달러 지원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언론간담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박상은 아프리카미래재단 대표, 야스민 달릴라 암리 수에드 주한 르완다 대사관 대사, 앤드류 헤럽 주한 미국대사관 부공관장, 피터 샌즈 글로벌펀드 사무총장, 정인철 SD 바이오센서 IVD/분자 부문장 상무. [글로벌펀드]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언론간담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박상은 아프리카미래재단 대표, 야스민 달릴라 암리 수에드 주한 르완다 대사관 대사, 앤드류 헤럽 주한 미국대사관 부공관장, 피터 샌즈 글로벌펀드 사무총장, 정인철 SD 바이오센서 IVD/분자 부문장 상무. [글로벌펀드]

한국의 경우 지난 6차 기여금 약정 회의(2020~2022) 때 2500만 달러(약 327억2500만원) 지원을 약정했는데 공여국 중 20위 규모였다. 시민단체들은 글로벌펀드에서 연간 구매해가는 한국의 제약 및 의료기기 금액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실제 글로벌펀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ㆍ의료기기를 조달하는데 한국은 주요 납품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지난 2년(2020~2021)간 한국 기업들은 약 3억1500만 개의 진단 키트를 납품해 3억 5000만 달러(약 4581억5000만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단체들은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나라들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경제 규모가 유사한 다른 국가들의 기여금 예상액을 보면 호주가 약 2억7000만 달러(3534억3000만원), 스페인이 1억8000만 달러(2356억2000만원), 이탈리아가 2억 달러(2618억8000만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에 따르면 세계 시민사회단체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한국의 기여금은 약 2억 달러다. 시민단체들은 “모든 사람이 안전할 때까지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사람은 없다”라며 “어느 때보다 글로벌펀드의 재원 확보가 필요한 현시점에, 대한민국이 국제적 수준에 맞게 기여금을 증액해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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