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시장은 초호황인데 위기라는 토종 음원 플랫폼,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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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반기 음원 이용량 400(1위부터 400위까지 이용량 합계)이 전년 동기에 비해 5.4% 감소,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상반기 앨범 차트 기준 TOP 400(1위부터 400위까지 판매량 합계)이 약 3500만 장을 기록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022년 상반기 음원 이용량 400(1위부터 400위까지 이용량 합계)이 전년 동기에 비해 5.4% 감소,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상반기 앨범 차트 기준 TOP 400(1위부터 400위까지 판매량 합계)이 약 3500만 장을 기록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앤솔로지 앨범 ‘프루프’(Proof)로 상반기 누적판매량 295만7410장을 달성했다. 데뷔 2년도 안 된 에스파는 미니 2집 ‘걸스’(Girls)로 142만6487장을 팔아치우며 ‘걸그룹 첫 초동(발매 첫 주 판매량) 밀리언셀러’의 주인공이 됐다.

K팝 실물 음반시장은 연일 신기록 행진인데 국내 음원시장은 이 호황이 무색하다. 써클차트가 발표한 상반기400(1위부터 400위까지) 차트에 따르면 앨범은 3494만7247장의 판매고를 올리고 5년 연속 가파른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반면 상반기400 음원이용량은 3년째 내리막길이다.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3%나 감소했다.

음악 시장은 오히려 커져

대중이 음악을 덜 들어서가 아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음악 감상 시간이 늘었다고 답변한 비율이 71.5%나 달한다. 전체 응답자의 88.3%는 ‘주 1회 이상’ 음악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거의 매일 듣는다’는 응답이 51.7%로 가장 많았다. 음원 스트리밍 이용자 또한 2019년 63.5%, 2020년 63.2%, 2021년 63.2%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하지만 음원 다운로드 이용 감소 폭은 컸다. 2019년 38.6%였던 이용자가 2021년 28.4%로 줄어들었다. 코로나 19 이후 다운로드 유료 이용을 줄였다는 비중은 17.6%에 달했다.

써클차트 최태영 국장은 “스트리밍 시장은 변동 폭이 작은데 다운로드 시장이 바닥을 치고 있다. 신생 플랫폼에 속하는 플로와 바이브는 음원 다운로드 기능을 아예 만들지 않고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스트리밍 위주의 음원 시장이 형성된 이유도 있다. 결국 써클차트가 집계해 발표하는 음원 이용량은 국내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합산한 수치로, 30%가 빠진 것은 다운로드 이용자 급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운로드가 대표적 ‘캐시 카우’였던 음원 플랫폼이 위기감을 느끼는 이유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팬덤이 먹여살리는 다운로드 시장

스트리밍 시대에 굳이 곡당 700원을 내고 음악을 내려받아 듣는 이용자들은 이유가 분명하다. 바로 ‘좋아하는 가수 차트 상위권에 올리기’다. K팝 팬 문화인 ‘음원총공팀’ 중엔 팬 개인 아이디를 기부받고 팬들에게 모금한 돈으로 다운로드를 진행하는 ‘다운로드 헬퍼’가 있다. 이런 집단 행동을 통해 응원하는 가수의 순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팬이 아니면 다운로드를 이용할 이유가 적다. 특히 2018년부터 정부가 ‘음원 묶음 다운로드 할인’을 전면 금지하는 정책으로 할인 구성이 사라지면서 다운로드의 비용 부담은 상당하다. 멜론의 경우 1만5900원짜리 ‘MP3 10 플러스’ 이용권은 매월 10곡을 다운로드하고, 무제한 스트리밍(월 8900원)할 수 있는 구성이다. 할인이 아닌 10곡 다운로드 비용인 7000원을 그냥 제값 주고 사는 것이다.

결국 현재 다운로드 시장은 화력 강하고 주머니가 두둑한 팬덤이 지탱하는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널리 인기있는 음악이 아닌 팬덤이 센 가수가 차트를 점령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써클차트 측은 “다운로드 차트는 임영웅이 다 한다”며 ‘팬덤화’된 다운로드 이용 실태를 지적했다.멜론 측은 “음원 다운로드 이용자의 비율이나 매출은 공개할 수는 없지만 취향에 따라 이용하는 사람은 계속 있다”고 설명했다.

팬덤이 다운로드 시장을 좌지우지하면서 차트 개편 논의도 한창이다. 미국 빌보드는 올해 1월 다운로드 점수 비중을 낮추고 스트리밍 수치와 라디오 방송 횟수에 보다 더 많은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차트를 개편하기도 했다.

문체부 산하 음악콘텐츠협회 최광호 총장이 써클차트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사진 OK POP 유튜브 캡처]

문체부 산하 음악콘텐츠협회 최광호 총장이 써클차트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사진 OK POP 유튜브 캡처]

세 확장하는 글로벌 ‘음원 공룡’

해외 플랫폼으로의 이탈도 늘었다. 유튜브 뮤직(17.2%), 애플뮤직(6.5%), 구글뮤직(6.1%), 스포티파이(4.3%)등 주요 해외 플랫폼 점유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멜론 이용 비율은 2019년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는 반면, 유튜브는 2019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실태를 분석하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은 2월 기준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402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1년간 멜론과 지니뮤직의 MAU가 각각 10%, 13% 감소할 동안 유튜브 뮤직만 40% 증가해 1위 멜론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듣는 이용자(29.2%)를 더하면 멜론의 점유율(34.6%)을 앞선다. 음악 취향 다변화에 따라 글로벌 음원 플랫폼의 추천 서비스 등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시장을 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써클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팝 시장의 규모가 최근 꾸준히 커지고 있고 현재는 가요 시장의 약 30% 수준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구글이 인앱 결제(외부 결제 금지) 정책을 강행하면서 토종 플랫폼의 어려움이 커졌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달 말 구독료 10%를 인상한 멜론은 “업계 최소 인상 금액이다. 수수료를 우리가 부담하고 고객에겐 최소화하는 방향”이라면서 “구독료 인상으로 인한 사용자 이탈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플랫폼 관계자는 “구글과 유튜브 뮤직의 정책에 눈치만 보고 있다. 결국은 구독료가 저렴한 곳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자체 콘텐트 확보하는 토종 플랫폼

다운로드 시장 축소와 경쟁 심화에 음원 플랫폼은 저마다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자체 콘텐트 확보가 이중 하나다. 멜론은 ‘멜론 오리지널’ 코너를 통해 있지, 스테이씨, 더보이즈 등 컴백한 가수들과 짧은 예능을 찍어 올린다. 네이버 바이브는 이문세를 비롯한 스타 팟캐스트에 더한 ‘오디오 무비’를 제작했다. 지난해 6월 나온 오디오 무비 ‘층’은 배우 이제훈, 문채원이 목소리로 출연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다. 바이브 측은 “올해 안에 배우 이선빈, 이준혁, 임원희 등과 신작 ‘리버스’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니뮤직은 KT 그룹의 공연사업을 전담하면서 영역을 넓혔다. 최근엔 투자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대박으로 주목을 받았다. ‘싱어게인2’ ’엠카운트다운’ 등 음악 프로그램과의 협업도 지속하고 있다. 이밖에 플로는 누구나 개인 라디오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플로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한 플랫폼 관계자는 “업체마다 단순한 음원 제공 서비스를 넘어 고퀄리티의 콘텐트로 구독을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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