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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 올해만 32% 올랐다...'찐 리오프닝' 수혜주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리오프닝’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식 시장에 처음 뛰어든 동학개미에겐 정말 애증의 단어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다시 7만명을 넘어서며 “또 너냐?” 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리오프닝 바람을 타고 여행·항공·면세 등 수많은 업종이 ‘수혜주’로 꼽혔으나 올해만 놓고 보면 성적이 신통치 않습니다. 숫자(실적)로 입증되기 전 주가는 미리 오른다는 기적의 ‘선반영’ 논리 때문인데요. 그 와중에 올해에만(19일 종가 기준) 32% 주가가 오른 "찐" 리오프닝 종목이 있습니다. 더울수록 '오히려 좋아!' 롯데칠성입니다.

롯데칠성의 대표 브랜드 칠성사이다의 모습. 제공 롯데칠성 홈페이지 캡처

롯데칠성의 대표 브랜드 칠성사이다의 모습. 제공 롯데칠성 홈페이지 캡처

롯데칠성은 국내 1위(업계 피셜) 음료 기업입니다. 해외에서 사이다는 스프라이트지만 우리나라에선 사정이 좀 다르죠. 칠성사이다가 바로 대표 상품! 여기에 핫식스, (사랑해요) 밀키스 등 탄산 강자들을 만들고 판매합니다. 펩시 콜라의 국내 유통, 생산도 담당하고요(단독 병입업체-보틀러)

탄산음료뿐만 아니라 물(아이시스), 커피(레스비), 주스(델몬트) 등 마시는 건 거의 다 팝니다. 물론 술도 빠질 수 없죠. 롯데칠성의 매출 가운데 33.2%(나머진 음료)는 주류(처음처럼, 클라우드, 청하!)에서 나옵니다.

코로나19 나아지면?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

리오프닝수혜주로 구분되는 이유가 바로 이 ‘주류’ 덕분인데요. 거리두기가 풀려서 미뤄뒀던 회식이 늘었고 회식하면 또 소맥(소주+맥주)이 쭉쭉 들어갈 테니까 매출 상승은 인지상정. 증권사에선 주류 분야 매출이 약 18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5% 정도 늘고, 영업이익도 약 80억원으로 3~5% 증가하며 흑자 전환할 거란 예상이 많습니다. 여기에 8월에는 ‘처음처럼’ 이후 16년 만에 소주 신작(희석주라는 것 외엔 전부 비밀!)도 대기 중이라 모멘텀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 새로 선보인 별빛청하가 50일 만에 150만병이 팔렸을 땐 주가(5년 만에 20만원 돌파)도 좋았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풀린 후 그동안 밀린 회식 줄줄이 잡히셨죠? 롯데칠성 홈페이지 캡처

사회적 거리두기 풀린 후 그동안 밀린 회식 줄줄이 잡히셨죠? 롯데칠성 홈페이지 캡처

경쟁업체(하이트진로, 오비맥주)는 맥줏값을올렸지만, 롯데칠성은 아직 가격 인상하지 않았다는 부분도 주가엔 긍정적이죠. 맥주 점유율이 밀리는(카스와 테라에 밀려 3~5% 수준에 불과) 롯데칠성이 저가 정책으로 2분기 점유율 확장에 성공하거나, 그렇지 못해도 추후 인상으로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으니까요(아직 한발 남았다...느낌)

야식은 먹더라도 제로 탄산 한잔쯤은 괜찮잖아?

주류 얘기를 길게 했지만, 사실 주류는 롯데칠성의 ‘부캐(부캐릭터)’입니다. 본캐는 역시 음료죠. 레터 시작할 때 “더울수록 오히려 좋은” 이유는 본캐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더우면 목마르고 여기에 야외 마스크 족쇄도 풀렸으니 음료수 잘 팔릴 거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거죠(엔츠랩 독자라면 이정도야). 음료 부문 매출은 약 51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 정도 오를 전망입니다.

특히 대세 상승을 이끄는 건 ‘제로 탄산’ 시장인데요. 요새 야식으로 배달음식 먹더라도 칼로리 관리는 해야 하니까 탄산은 ‘제로’로 마시는 건 국룰이죠. 제로 칼로리 탄산 시장은 지난 2018년 1155억원에서 2년 만에 1319억원으로 14% 늘었고, 지난해에도 2100억 원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체 음료 시장이 2018년~2020년 겨우 1%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어마무시한 성장세입니다. 아직 공식 집계는 안 됐지만 2020년 코로나19 이후 제로 탄산 시장의 성장세는 더 가팔라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코로나19 기간 배달음식 많이 먹고 활동량은 줄어들어 제로 칼로리 음료를 찾는 수요가 더 늘었을 테니까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바로 이 제로 탄산 시장에서 롯데칠성이 강세를 보이며 매출이 크게 뛰었는데요. 지난 1분기 제로 탄산 시장 시장점유율 50%를 달성한 펩시 제로 라임과 탐스 제로(4월 출시), 핫식스 더킹 제로(5월 출시) 등 신작 전략이 잘 먹힌 셈입니다. 곧 제로 밀키스(맛 배합 위한 막판 조율 중)도 나올 예정이고요.

실적 호조에 주가도 당연히 반응했습니다. 올해에만 32% 주가가 올랐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 성적(-20.72%)과 비교하면 실로 은혜로운 수치입니다. 단기간 급등한 주가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롯데칠성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로 음식료 기업 평균(15배)보다 저평가 수준이라고 하네요.

코로나19 재확산 + 원자료 급등은 부담

핑크빛 전망만 있을 테니 ‘묻고 더블로 가!’라고 하면 인생이 너무 쉽겠죠. 최근 3개월 롯데칠성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호텔롯데의 롯데칠성 지분 20만주 블록딜 영향으로 5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가하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인한 곡물가 급등, 유가 상승으로 인한 포장재·물류 비용 부담도 증가했습니다. 알루미늄 캔이나 페트병값이 오르면 실적에 좋을 리가 없겠죠.

제공 셔터스톡

제공 셔터스톡

소주 신작 출시가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흔히 새 상품을 내놓으면 광고도 해야 하고 음식점마다 돌아다니면서 “한잔 드셔보세요” 하면서 인형 탈도 쓰고 행사도 하는데 이게 공짜가 아니니까요. 단발성 판촉 비용만 왕창 쓰고 흥행에 실패하면 주가 발목 잡히는 건 당연지사. 다시 확산하는 코로나19도 지켜봐야 합니다.

국내 음료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주가 상단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국내 음료 시장은 1년에 1%도 채 크지 않습니다. 정해진 파이를 몇 개 기업이 나눠 먹는 구조인 셈이죠. 해외 시장이라도 개척해서 수익이 증가하면 좋으련만 롯데칠성의 해외 매출은 전체의 10% 미만이라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소주 신작만 터져준다면... 


이 기사는 7월 20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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