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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고 일반고 전환…서울서만 자사고 자진포기 10번째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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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훈고등학교 전경 [장훈고 홈페이지 캡쳐]

서울 장훈고등학교 전경 [장훈고 홈페이지 캡쳐]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미달됐던 서울 장훈고가 자진해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했다. 서울 지역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된 것은 이번이 열 번째다.

2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장훈고는 지난달 29일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교육청은 장훈고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재정 부담이 커진 이유로 자발적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일 장훈고를 대상으로 행정처분 관련 청문을 했다. 교육부 동의를 받으면 장훈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시교육청은 장훈고에 학교‧학부모‧교육청이 참여하는 ‘일반고 전환 협의체’를 구성하고 2년간 25억원의 일반고 전환 지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 자사고가 스스로 자사고 지위를 포기한 것은 이번이 열 번째다. 올해부터 동선고와 숭문고, 한가람고가 일반고로 전환됐다. 세 학교는 지난해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해 행정 절차를 거쳐 교육부의 취소 승인을 받았다.

자사고가 지위를 포기하는 이유는 신입생 모집 어려움 때문이다. 최근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모집난이 심해지고 있다. 올해 서울 소재 자사고 17곳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1.3대 1에 그쳤다. 또 지난해부터 고교 무상교육이 시행돼 일반고 학생은 학비가 면제되는데 자사고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배재고, 세화고 등 7개 학교와 자사고 지정 취소 소송을 벌이다가 8전8패한 끝에 올해 초 항소를 포기했다. 하지만 소송과 무관하게 문재인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함에 따라 2025년이면 전국 모든 자사고가 일반고로 일괄 전환된다. 다만 현 정부가 출범 이전부터 자사고 존치 입장을 밝혀온만큼 자사고 폐지가 실행될지 여부는 앞으로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자사고 폐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조 교육감은 “학교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정부의 고교 정책에 학교 유형의 다양화보다 학교 내 교육과정 다양화가 반영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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