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 홍콩, 마카오가 중국 스마트 주행의 원탑인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2.07.21 08:32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혁신적인 변화가 만들어지는 현재의 성장 가도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는 분야는 아마 ‘자동차’일 것이다. 산업 변화와 함께 자동차는 초기 증기기관에서 가솔린, 디젤기관에 이어 전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로 이어져 왔다.

AI · SW의 지능과 빅데이터·클라우드를 이용한 정보를 기반으로, 이젠 자동차는 더 이상의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기술 집약체가 됐다.

특히 중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중국의 자동차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업데이트된다. 그중 무인주행, 자율주행, 지능형 자동차 제어시스템, 보조 운전기술, 자동차 전자 등의 기술 등으로 일컬어지는 스마트 드라이빙(智能驾驶)의 발전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중국의 스마트 드라이빙 산업은 주로 ’웨강아오 대만구(粵港澳大灣區), 광둥·홍콩·마카오’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이 지역은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의 산업화 기반 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웨(粵)'는 광둥성, '강(港)'은 홍콩, '아오(澳)'는 마카오를, 대만구(大灣區)는 세 곳을 중심으로 하는 대형 연언 지역을 의미한다.

2022 중국 스마트 드라이빙 관련 기업은 약 5,432곳, 그중 광둥의 기업이 1,326곳에 달하며 2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최근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廣州)에선 중국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텐센트와 광저우자동차 등이 합작해 세운 루치추싱(如祺出行)은 지난해 광저우 모토쇼에서 무인운전 자율주행차인 로보택시(Robotaxi)를 공개했고, 지난 4월부터 자율주행 택시 운영 허가를 받았다. 또 광저우와 선전시 두 곳의 누적 테스트 거리는 300만㎞를 넘어섰고, 로보택시 시범 탑승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추세다.

선전시는 중국 최초로 자율주행을 입법화한 도시다. 지난 6월 선전시 인민대표대회는 '선전 경제특구 스마트 커넥티드카 관리 조례'를 통과시켰다. 사람이 운전석에 앉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운영 방식과 사고 시 법적 책임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법규를 도입했는데, 이는 중국 도시 중 처음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해당 지역이 중국 스마트 드라이빙의 선두를 달리는 이유는?

웨강아오 대만구 신에너지 자동차 발전을 중점으로 한 지역으로, 자연환경, 국가정책, 지역 위치 세 가지 면에서 매우 중요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 생산량 분포도. 광둥이 11.31%로 1위를 차지했다. [그래프 汽车之心]

중국 자동차 생산량 분포도. 광둥이 11.31%로 1위를 차지했다. [그래프 汽车之心]

광둥성은 중국에서 자동차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2021년 중국 전체 자동차 생산량은 2652만 8천 대, 광둥성의 연간 생산량은 338만 4600대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광둥성 대표기업인 비야디(BYD)는 신에너지 자동차 업계 1위로 5년 연속 중국 내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광둥은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 생산기지 중 하나다. 현재 광저우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부품 업체는 500여 개로 이 중 핵심 부품 공급 업체는 약 200개에 달해 현지 자동차 산업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로써 신에너지 자동차 핵심 부품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는 강력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웨강아오 대만구 위치. [그래프 바이두]

?웨강아오 대만구 위치. [그래프 바이두]

광둥성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 시절, 해당 산업 발전에 주력한 선도 도시였다. 전기 자동차 산업을 2010년 지역 발전 핵심 역량으로 선정하고 관련 지원책 마련 연구에 돌입했다.

또 2019년 중국 국무원은 ‘웨강아오 대만구 지역 발전 요강(粤港澳大湾区发展纲要)’을 발표하며 대만구(大湾区)를 친환경, 신에너지 자동차 등 전략적 신산업 육성과 에너지 절약 기술 개발 본부 기지를 핵심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최대 규모의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가 웨강아오에 건설되었고 수준 높은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도 형성되었다.

광저우는 스마트 네트워크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와 시범 지역 건설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광저우, 선전, 후이저우(惠州)가 공동으로 만든 광신후이(广深惠) 스마트 네트워크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의 생산액 규모는 7340억 위안(약 143조 원)에 달한다.

광저우엔 광치(廣汽), 비야디(BYD) 등 20여 개 완성차 제조업체뿐 아니라 화웨이(华为), 자동차 전자제품 제조업체 더사이시웨이(德賽西威) 등 스마트 네트워크 1위 업체도 있다. 원위안즈싱(文遠知行), 샤오마즈싱(小馬智行), 리둥즈자(裹動智駕), 위안룽치싱(元戎啟行) 등 스마트 드라이빙 고성장기업도 위치하고 있다.

이 같은 산업 체인이 웨강아오 대만구역에 밀집되어 있어 혁신 주체의 집적을 통해 클러스터 내 기업들은 혁신에 필요한 새로운 연구개발, 투입 요소, 서비스, 장비 및 기타 관련 요소들을 용이하게 접근․조달할 수 있다.

?2022 웨강아오대만구 차량 박람회 팜플렛. [사진 바이두]

?2022 웨강아오대만구 차량 박람회 팜플렛. [사진 바이두]

2018년 6월 광둥성 정부는 《신에너지 자동차산업의 혁신발전을 위한 의견》에서 신에너지 버스(수소 포함 연료전지차) 추진에 총력을 기울였다. 2020년 광둥성 정부는《광둥성 자동차 발전 전략 기간산업 클러스터 액션 계획》정책을 수립해 2025년까지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를 완성하여 약 1조 1,000억 위안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 밝혔다. 또 2025년까지 자동차 완성차 업체 1~2개를 추가로 더 키워 글로벌 500대 기업으로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기업 자동차 유니콘 기업도 추가로 3~4개 정도 육성할 계획이다.

“迎港而生、依灣而興, 항구를 향해 태어나고, 만을 따라 흥성한다”

만구(灣區)는 베이 에어리어(Bay Area)로 해변을 끼고 있는 연해 지역을 말하며 특히 경제활동이 집중적으로 집결된 곳을 뜻한다. 연해 지역은 해양경제 발전의 최고 수준을 대표하며 세계 경제 생산량의 약 60%가 연안 도시 클러스터에서 발생한다. 세계 최고의 혁신 발원지인 샌프란시스코나 실리콘 밸리가 그 예다. 미국의 자율주행 5대 강자인 웨이모(Waymo), 크루즈(Cruise), 죽스(ZOOX), 아르고(Argo AI), 오로라(Aurora)는 모두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한 기업들이다.

웨강아오 대만구는 현재 세계 연해 지역의 순위를 재정비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웨강아오 대만구의 GDP는 2조 2000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2030년 예상 GDP는 4조 6천억 달러로 이 역시 선두를 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웨강아오 대만구를 첨단기술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미국의 실리콘 밸리나 일본의 도쿄만과 같은 세계적인 경제권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총 경제 규모는 현재 1조 달러 미만으로 4대 베이 지역 중 마지막에 위치한다.

?세계 만구(灣區) GDP비교 그래프. 웨강아오 대만구 아래로는 샌프란시스코-뉴욕-도쿄만 순이다. [그래프 汽车之心]

?세계 만구(灣區) GDP비교 그래프. 웨강아오 대만구 아래로는 샌프란시스코-뉴욕-도쿄만 순이다. [그래프 汽车之心]

실리콘 밸리의 번영과 마찬가지로 해당 지역의 성장 요인 중 하나는 ‘인재’다. 특히 스마트 드라이빙의 혁신을 위해선 인재가 더욱이 중요하다. 국제 금융 센터이자 인재 센터인 홍콩은 홍콩대학교, 홍콩중문대학교, 홍콩과기대학교 등 유수한 대학에서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센스타임(SenseTime)으로, 과학자 그룹이 설립한 AI 기업이다. 홍콩중문대학교 출신의 CEO 쉬리(徐立)는 스마트 드라이빙의 핵심 R&D를 연구하며 탄탄한 인재 기반을 마련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설립된 드론 전문 제조사 DJI의 설립자 왕타오 (Frank Wang)는 글로벌 비행 이미징 시스템의 수장으로서 홍콩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했다. 또 DJI의 주요 인사도 홍콩과 선전 대학에 집중되어 있다.

선전시 역시 스마트 드라이빙 인재 기반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하얼빈 공과 대학의 선전 캠퍼스와 선전의 칭화대학 연구소는 웨강아오 대만구와 협력하며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및 아키텍처 엔지니어를 양성 중이다. 이처럼 웨강아오 대만구는 신에너지 및 스마트 네트워크 자동차 생태계 확충과 미래지향적 혁신 기술 연구 등 영역에서 새로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해외로 이어지는 사통팔달 입지” 

웨강아오 대만구는 지리적 위치 우위를 갖췄다. 특히 광둥성은 홍콩, 동남아 등과 인접해 있다. 또 주강삼각주(珠江三角洲) 지역은 중국 국내와 동남아 간 교역에 있어 중요한 물류 통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웨강아오 대만구 항구 분포도. [그림 汽车之心]

?웨강아오 대만구 항구 분포도. [그림 汽车之心]

대만구에는 총 10개의 항구가 있는데, 전 세계에 방사되는 초대형 항구가 적지 않다. 광저우 신사항은 대만구 전(全) 항구의 해철 연락선 운항 업무를 포괄해 9개 성 및 도시를 포괄하고 대외 무역 루트는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의 400개 이상의 항구에 이른다. 이는 국제적 시장 유대성이 강하고 육해공 물류 수송이 매우 편리해 해외 진출을 가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지리적 우위는 신에너지 자동차 및 부품의 운송과 수출입 무역에 유리한 기초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기업도 웨강아오를 찾는다.  
도요타는 광둥성 광저우시와 톈진시에도 합작 공장을 두고 있으며, 중국 둥펑(東風)과 일본 닛산의 합자회사인 둥펑닛산은 2003년 광저우에 설립된 이후 줄곧 성장세를 달려왔다. 둥펑닛산의 화두(花都) 공장은 닛산의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기지다.

혼다 역시 중국 남부의 광둥성 광저우시에 새로운 전기차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2024년부터 운영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해당 공장은 광치 혼다의 다섯 번째 승용차 공장이자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를 광저우에 건설한다. HTWO 광저우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건설하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 HTWO 광저우.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 HTWO 광저우.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그러나 마냥 장밋빛 미래는 아니다. 여전히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통일된 업종 기준이 미흡하고, 완성차 기술‧배터리 연구개발‧모터 제어시스템 방면의 기술이 해외보다 낙후되어 있다. 충전소 인프라 구축도 여전히 부족하며 정부 보조금 지원에도 한계가 있다. 웨강아오 대만구가 글로벌 경쟁에서 선두 입지를 이어갈 수 있을까.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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