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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IPO 미루고 3000억 수혈한 토스, 기업가치 8조5000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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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사진 토스]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사진 토스]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기업가치는 8조5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기업공개(IPO) 연기에 따른 뒤숭숭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심폐소생’에 성공한 모습이다. 추가로 끌어모은 자금은 CB(개인신용평가) 사업과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사업 등 신사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무슨일이야

비바리퍼블리카는 2959억원 규모의 신규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초기 투자자 중 한 곳인 벤처캐피탈(VC) 알토스 벤처스와 KDB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투자했다. 이 밖에 광주은행이 200억원을 투자했고, 다올인베스트먼트(옛 KTB네트워크), 미래에셋증권도 소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굿워터캐피탈과 그레이하운드캐피탈 등 해외 투자자도 투자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 달 후속 투자가 마무리되면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토스 관계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아 투자를 2회에 나눠 진행하게 됐다”며 “현재 논의 중인 기관의 참여 여부가 확정되면 8월 중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게 왜 중요해

토스는 올해 초부터 데카콘을 꿈꾸며 야심 차게 프리 IPO(상장 전) 투자를 추진했다. 당시 예상한 기업가치는 15조~20조원이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 등 각국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자본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다는 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토스는 프리IPO 투자를 포기하고, 시리즈 G 투자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승건 토스 대표가 지난 4월 PO 세션에서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토스]

이승건 토스 대표가 지난 4월 PO 세션에서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토스]

토스가 상장 시점을 2~3년 후로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창업자인 이승건 대표는 지난달 임직원 간담회에서 “토스 기업가치는 12조 원이 안 된다”며 “최대 2~3년간 시장이 안 좋을 것으로 봐 상장도 미뤄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선 지난달 자평한 수준보다 기업가치를 더 낮춘 셈이다.

그러나 시장이 가라앉은 와중에도 3000억원의 대규모 투자에 성공하면서, 뒤숭숭했던 내부 분위기를 개선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 측은 “전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다른 핀테크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낮춰 투자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사업 초기부터 10번에 걸쳐서 후속 투자한 알토스 벤처스가 이번에도 1000억원을 추가로 수혈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상장 계획이 틀어진 토스에 알토스는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앞으로는?

7~8월에 걸쳐 조달한 투자금은 토스가 공들여 준비 중인 신사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날 토스의 채용 웹사이트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신용데이터(가칭) 부문 채용을 진행 중이다. 개인이나 사업자의 금융거래정보를 토대로 신용도를 평가하는 개인 신용평가(CB)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나온다.

20일 토스의 채용 웹사이트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신용데이터(가칭) 부문 채용을 진행중이다. [토스 웹사이트 캡쳐]

20일 토스의 채용 웹사이트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신용데이터(가칭) 부문 채용을 진행중이다. [토스 웹사이트 캡쳐]

지난 3월 설립한 카드 단말기 제작회사인 ‘토스 플레이스’도 올해 하반기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달 SPC그룹의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인 ‘섹터나인’과 손잡고 스마트 결제 단말기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