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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백만원이면 건물주 뺨치는 수익률"...고금리시대 '이게' 뜬다

중앙일보

입력 2022.07.19 22:11

업데이트 2022.08.30 17:48

투자의 세계에서 누군가의 위기가 누군가의 기회가 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도 냉정한 법칙일 겁니다. 고금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위기로 인식되죠. 특히 요즘 ‘영끌족’은 밤에 잠이 안 온다고 해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현금 부자들은 조용한 미소를 짓고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채권 시장에 탐나는 물건이 많이 나와있기 때문이래요. 배아프시다고요? 저도 채권 투자는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인 줄만 알았는데요, 이번에 이런 편견을 좀 깼습니다. 현금 부자 아닌 월급쟁이도 채권 투자 할 만하던데요?

채권 투자 이미지. 셔터스톡

채권 투자 이미지. 셔터스톡

월급쟁이를 위한 채권 투자의 노하우를 알려주신 분은 조한성 하나증권 기업금융실장입니다. 현대트랜시스(옛 현대우주항공) 재무팀 출신으로 자금 업무만 12년을 맡아온 재무 전문가죠. 하나증권 기업금융실에선 기업의 자금 조달과 금융 관련 업무를 맡고 있어요. 기업의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 업무를 담당해온 만큼 채권은 물론 기업의 재무 상태를 속속들이 알고 계신 분이시죠.

채권은 현금 부자의 전유물? #앤짱이에게도 기회가 왔다

한은이 13일 빅스텝을 단행했죠. 고금리에 '강추'하는 투자 상품이 있으시다고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데 한국만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본이 유출될 수 있고, 최근 물가 상승을 잡아야 하는 측면도 있어서 기준 금리 인상은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죠. 금리상승에 따라 시장은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소위 ‘현금 부자’라고 하는 사람들에겐 엄청난 기회가 열렸습니다. 채권이 대표적인데요, 그동안은 코로나 19 장기화로 경기침체국면이 이어지면서 채권 투자가 매력이 없었어요. 국고채(3년) 금리가 1% 미만이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국고채가 3% 중반, 회사채 AA급은 4% 수준까지 금리가 올랐죠.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에겐 아주 좋은 시장이 열린 거죠." 
조한성 하나증권 기업금융실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조한성 하나증권 기업금융실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금리가 올라 최근에는 예금 금리도 3% 후반이 가능한데 채권이 더 매력적인 이유는요? 
"은행(저축은행포함) 예금의 경우 1년 만기가 많아 만기시 새로운 금리 조건으로 갈아타야 합니다. 이에 비해 채권은 확정금리로 장기투자가 가능한 상품입니다. 최근 발행된 한화생명 후순위 채권을 예로 들어볼게요. 10년 만기에 표면금리 5.3%죠. 10년 동안 3개월에 한번씩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예요. 5억원을 투자할 경우 분기당 660만원(세전)을 받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사실 모두가 꿈꾸는 ‘건물주’의 임대사업도 최근엔 5% 이상 수익을 얻기 힘들잖아요. 게다가 기타 비용도 많이 들고 신경쓸 게 많죠. 만기까지 보유를 전제로 한다면 채권 투자는 신경 쓸 것도 별로 없습니다."
다 좋은데 5억이 없네요(또르륵). 결국 채권은 부자들만 투자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증권사 리테일 창구에서 구입하려면 적게는 몇백만원에서 많게는 억단위의 투자금이 듭니다. 그러나 개인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매수하면 1만원 단위로도 투자가 가능해요. MTS를 통해 살경우 증권사 창구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적금처럼 불입하면서 분기 단위로 들어오는 이자로 추가 매수하는 전략도 좋다고 봅니다."
조한성 하나증권 기업금융실장이 직접 투자 중인 채권의 수익률을 MTS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성룡 기자

조한성 하나증권 기업금융실장이 직접 투자 중인 채권의 수익률을 MTS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성룡 기자

좋은 채권 고르는 꿀팁 좀 알려주세요.
"채권은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기 때문에 고위험상품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AA급 이상 우량 채권의 금리가 많이 올라 ‘채알못(채권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권이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월 AA등급의 채권(3년물)은 수익률이 1%대에 불과했지만 현재 같은 등급의 채권 수익률은 4%대에 달합니다. 여기에 시중은행이나 대형보험사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물론, 선순위채권보다는 상환순위에서 낮아서 위험도는 높지만, 시중은행이나 대형보험사의 신용등급을 감안하면 투자를 고려해 볼만한 수준이죠. 예를 들어 우리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33의 경우 5%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 좋은 걸 기관은 왜 안사는건가요?
"그동안 우량채권의 주요투자자는 보험사·연기금·공제회 등 기관이었죠. 그런데 금리 변동이 심하고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국면에서는 투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가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이죠.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경우, 현재의 금리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면 만기보유전략으로 충분히 투자가 가능한거죠. 그동안 개인투자자는 위험 부담이 높아도 금리 때문에 저등급채권(BBB급)에 투자해왔거든요. 만약 장기간 자금을 운용할 여유가 있는 개인투자자라면 지금은 4%대의 우량 채권을 살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럼 개인도 기다렸다가 금리가 더 올랐을 때 사는 게 낫지 않나요.
"물론 금리가 더 올라갈 여지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10월부터 AA급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는 예상이 많습니다. 또 금리가 앞으로 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해도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4~5% 수준의 금리면 충분한 수익이라고 생각됩니다. 만기에 상환능력이 충분한 기업의 채권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이 투자 적기로 판단됩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채권의 매각 차익을 노리는 전략이나 미국 회사채를 통한 환차익을 노리는 전략은 어떤가요.
"채권을 주식처럼 매각 차익을 목표로 투자 하는건 맞지 않다고 봅니다. 차액이라는 것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나 가능한 전략이죠. 개인투자자는 우량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이 낫습니다. 미국 채권을 사서 환차익을 노리는 전략도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현재 원화가치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달러 가치에 베팅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일 수 있습니다."
채권 투자 시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BBB급이라도 대한항공처럼 부도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채권은 늘 인기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은 기업에 대해 언제 부도가 날지, 언제 신용등급이 떨어질지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AA급 이상에 투자하길 권합니다. 시중은행채, 대형보험사, 한국전력과 같은 국가가 보증하는 채권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최근 한전채는 6월 중에 4% 이상에서도 거래된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앤짱이에게 당부 한 말씀 해주세요.
"이제는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도 예금과 주식뿐 아니라 우량채권이나 리츠 투자를 통해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량 채권 투자가 지금처럼 4%대의 수익을 담보하는 시장이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에는 저우량 BBB급 투자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오겠죠. 이때는 회사에 대한 신용 파악이 대단히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투자자라도 주식 투자를 할 땐 기업의 재무, 성장성, 시장상황에 대해 많은 스터디를 하지 않나요? 이제는 채권에 대해서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앤짱이 여러분에게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투자에 있어 2~3년 내 승부를 보려는 생각을 버리라는 겁니다. 채권은 만기까지 가지고 가면서 투자 수익을 채권에 재투자할 경우 ‘복리의 마법’이 가능한 상품입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연금처럼 가지고 간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은퇴 이후 이만한 ‘효자’가 따로 없을 겁니다."

이 기사는 7월 18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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