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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심야 탄력요금제, 배달로 떠난 택시기사 불러올까

중앙일보

입력 2022.07.19 18:30

업데이트 2022.07.19 19:52

심야 택시 승차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플랫폼 택시 요금을 기준 요금보다 더 받게 해주는 탄력요금제 도입을 추진한다.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떠난 택시 기사들을 불러 오겠다는 전략인데 택시·모빌리티 업계는 기대 반 의심 반이다.

무슨 일이야

국토교통부는 지난 1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플랫폼 택시 탄력요금제'를 전문가와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택시 잡기가 어려운 심야 시간에 카카오T 같은 플랫폼을 통해 중형 택시를 호출할 경우 요금을 일정 범위 내에서 기준보다 더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 택시 공급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적용시간은 오후 10시~새벽 2시가 유력하다.

18일 오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을 중심으로 심각해지는 심야 택시 승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카카오택시 등 플랫폼 택시에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을 중심으로 심각해지는 심야 택시 승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카카오택시 등 플랫폼 택시에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이게 왜 중요해  

시중 택시의 95%를 차지하는 중형 택시의 기사 구인난에 정부가 요금 인상 카드를 꺼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시 법인 택시기사의 월평균 운송 수입금은 169만 4000원.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24% 가량 급감했다. 최근엔 유가 급등으로 운임 수익성이 더 떨어졌다. 일부 기사들은 미터기 기준 요금보다 최대 4배 더 받을 수 있는 대형·고급 택시로 옮겨갔고, 일부는 배달 라이더로 이탈했다. 이번 탄력요금제는 구인난이 심한 중형 택시의 요금을 올려줘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해 4월 시행된 개정 여객자동차법에 따라, 카카오T 같은 '호출 앱' 플랫폼을 통하면 중형택시에도 미터기 요금보다 더 받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할 수 있어 법적인 문제도 없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새정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내용에 대한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새정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내용에 대한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심야에만 인센티브? 효과 있을까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8일 기자 대상 브리핑에서 “심야 시간대 택시 호출 성공률이 25%에 불과하다”며 택시 공급이 급격히 줄어드는 심야에 탄력요금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 5~6월 심야 택시난 해결을 위해 1만원 인센티브를 걸고 임시 택시 승차대(해피존)를 운영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심야운행을 꺼리는 데다, 가·나·다 3부제로 운영돼 절대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7년째 개인택시를 운행 중인 이모(53)씨는 "배달업계로 법인 택시 기사들이 많이 떠났는데 탄력 요금제를 적용하면 이전보다 기사 공급과 운행이 늘어날 것 같긴 하다"면서도 "요금을 올리고 서울시가 개인택시 부제를 없애 공급을 늘리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모든 물가가 오르는데 탄력요금제 이후 택시 요금도 곧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김재욱 태평운수 대표는 "호출을 거부할 수 없고 무조건 응답해야 하는 가맹택시 쪽 탄력요금제를 늘려줘야지, 콜을 고르는 일반 중개형 택시에는 탄력 요금제가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결국 기사 공급을 늘리려면 택시 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안이 IT업계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택시 업계 의견도 함께 들어 세부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8일 부산 사상구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 택시 기사를 구하지 못해 운행이 불가한 택시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뉴스1]

18일 부산 사상구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 택시 기사를 구하지 못해 운행이 불가한 택시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뉴스1]

모빌리티 업계 반응은 어때  

스타트업들은 일단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택시 호출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심야 할증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며 다소 회의적이다.

고급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는 권오상 레인4컴퍼니 대표는 "현재 법인 택시 가동률이 30%대에 불과한데, 인건비와 노동시장이 매력적이어야 (택시기사를) 유인할 수 있다"며 "요금제 인상과 변화가 필요하고, 이번 정책으로 심야 택시 수급난 해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택시 동승서비스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코나투스의 김기동 대표는 "주간 요금까지 당장 늘리기엔 반발이 있으니 심야 택시 탄력요금제로 택시 기사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심야 요금을 어느 수준으로 인상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탄력요금제를 적용하더라도 일반 중형 택시엔 탄력호출료 같은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현재 가맹택시(카카오T블루) 3만 7000대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승객으로부터 3000원의 호출료를 받는 대신 기사에겐 콜 선택권을 주지 않고 강제 배차한다.

18일 오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익명을 요청한 택시 호출 플랫폼사는 "일괄적인 탄력요금제라면 심야 할증과 다름없어 (기사 구인난을 해소할만큼)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지역과 위치, 시간별로 수요 공급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별 탄력요금제 등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T의 경우 지난해 승객이 돈을 내면 택시를 더 빨리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스마트 호출료'를 운영했지만, 택시 호출 시장을 독과점한 1등 사업자의 횡포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폐지한 바 있다.

앞으로는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더라도 택시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요금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해 기사나 승객이 거기에 맞게 적응해나가도록 하는 게 당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택시 요금이 인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경직된 현 택시요금제에 대한 문제 의식은 있다. 원희룡 장관은 "일정한 시간에만 탄력요금을 도입하면 그 경계선에선 택시 공급이 끊어질 수 있다"며 "국민들의 수용성도 고려해 적정한 선에서 (요금·시간대 등)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사와 플랫폼이) 요금만 받아가고 불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강제배차 또는 강제운행 등의 보완책까지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향후 카셰어링(차량공유)등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다만, 자가용을 이용한 운송업 등을 허용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택시 면허 등이 없는 일반인이 자가용으로 손님을 태우는 미국의 '우버 엑스' 같은 서비스는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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