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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反이재명만으로 대표? 사법리스크 운운하면 자격 없어”[‘어대명’ 도전자에 묻는다③]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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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강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진보를 재구성하는 데 실패했다”며 “진보의 재구성은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할 과제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는 다양성”이라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실 제공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강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진보를 재구성하는 데 실패했다”며 “진보의 재구성은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할 과제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는 다양성”이라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실 제공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 의원을 향해 “(무연고 지역 출마로) 기본과 상식마저 무너뜨리는 길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이 발언으로 강 의원은 다른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인 박용진·강병원 의원과 함께 ‘반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강 의원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특정 의원에 대해 ‘사법 리스크’(위험) 운운하는 사람은 당 대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언급해왔던 박용진·강병원·설훈 의원을 역으로 겨냥한 것이다. 강 의원은 “‘친이재명’, ‘반이재명’으로 나눠서 선거를 치르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도 “전당대회 이후가 (윤석열 대 이재명의) 제3의 대선 국면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 의원에도 각을 세웠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 의원의 당 대표 선거 출마에 대해 당내 비판이 많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특정 의원에 대해서 사법리스크 운운하는 사람은 당 대표 자격이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직전 대선에서 우리 당 대통령 후보였다. 그가 사법리스크가 있다면, 반대로 말해 우리가 사법리스크가 있는 사람을 대선후보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자가당착이 될 수 있다. 그런 걸로 전당대회를 끌고 가려하는 건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다.”
왜 그런가.
“미래를 위한 경쟁을 해야 되는데, 자꾸 과거 이야기만 한다. 지금까지의 시간을 끝내고 다음 페이지의 시간을 여는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사법리스크 운운)하는 것들은 당 내 갈등을 더 심화하고, 또 전당대회가 축제로 가는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당 대표 후보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안의 무너진 기본과 상식을 되찾고, 국민 여러분께 쓸모있는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안의 무너진 기본과 상식을 되찾고, 국민 여러분께 쓸모있는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의원의 출마 선언은 어떻게 봤나.
“제가 평가하는 것은 좀 그렇다. 그런데 지방선거가 사실상 제2의 대선으로 치러졌고, 전당대회 이후가 제3의 대선 국면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신한다. 계속 제2의 대선, 제3의 국면으로 연장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이재명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일했다. 대선 패배 책임자 아닌가.
“대선에서 모든 걸 걸고 싸운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 국회의원이면 다 그래야 되는 것 아니었나? 그렇지 않았던 게 오히려 민주당 의원으로서는 부끄러워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지난 대선, 패배한 이유는 뭐였나.
“과거의 우리에겐 성공 방정식이 있었다. 남북을 화해시키고, 동서 지역감정을 극복할 때 성공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가 세대와 성별을 넘어서지 못했다. 또 디테일하게는 민주당이 170석을 가진 정당으로서 ‘이런 것을 해냈다’는 정치적 효능감을 주지 못했다고 본다.”
강 의원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차기 대선 후보를 키워내야 한다”며 “새로운 설렘을 주는 정당이 돼야 한다. 내가 당 대표에 당선돼야 새로운 도전의 공간이 열리고 설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실 제공

강 의원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차기 대선 후보를 키워내야 한다”며 “새로운 설렘을 주는 정당이 돼야 한다. 내가 당 대표에 당선돼야 새로운 도전의 공간이 열리고 설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실 제공

‘이재명 리스크’가 패인 아닌가.
“JFK(존 F. 케네디)가 이런 말을 했다. ‘성공은 수백 명의 아버지가 있지만 실패는 사생아다.’ 문재인 정부의 책임도, 이 의원의 책임도, 민주당의 책임도 다 있다. 한 명의 특정인에게 책임을 몰아서 될 문제는 아니다.”

8·28 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8명 가운데 강 의원은 유일한 비(非)수도권 후보다. 그의 지역구는 충남 아산을로, 그는 직전까지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을 지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저는 출마선언한 지 2주 된, 이제 막 언박싱(박스를 연) 후보다. 당원이 물건을 써보고, 말씀을 들어보고 판단하면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새로운  바람이 분다면 새로운 얼굴에서 시작될 거다.”
컷오프(예비경선) 통과하는 3명 안에 들 수 있나.
“끝까지 쉬운 선거가 어디 있나. 다만 제가 컷오프를 통과하면 국민이 민주당에 새로운 파격이 시작됐다고 다시 보는 계기가 될 거다. 그리고 동시에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가는 것이라는 신호로 볼 거다.”
강 의원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재벌개혁과 금산분리를 당 강령에서 삭제하자는 당내 주장에 대해 “이념개혁에 치중하지 말고 민생개혁하자는 말씀에는 동의하지만, 재벌의 행태가 민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삭제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강훈식 의원실 제공

강 의원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재벌개혁과 금산분리를 당 강령에서 삭제하자는 당내 주장에 대해 “이념개혁에 치중하지 말고 민생개혁하자는 말씀에는 동의하지만, 재벌의 행태가 민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삭제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강훈식 의원실 제공

‘97그룹’이란 호칭에 동의하나.
“저는 14년 전에 자유민주연합(자민련) 텃밭에서 빨갱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낙천과 낙선하면서 8년 간 힘들게 보내고 국회의원이 된 사람이다. 86세대는 ‘젊은 피’ 수혈한다며 우르르 들어온 세대 아닌가. 저는 세대로 묶여서 혜택을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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