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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도 필로폰 받아간 그놈…'마약 끝판왕' 베트남서 잡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동남아 일대에서 도피생활을 하며 국내로 마약을 밀반입해온 거물 마약범 김모씨(47)가 지난 17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붙잡혔다. 김씨는  ‘텔레그램 마약왕’ 박모(44)씨, ‘탈북 마약왕’ 최모(35·여)씨 등과 함께 ‘동남아 3대 한국인 마약왕’으로 불려왔다. 김씨는 박씨와 최씨에게도 필로폰 등을 공급하기도 했던 가장 윗선의 공급책이다.

지난 17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검거돼 19일 오전 국내로 강제송환된 마약사범 김모(가운데)씨의 신병 인수식. 김씨 은신처에서 압수된 위조 여권등이 보인다. 사진 경찰청

지난 17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검거돼 19일 오전 국내로 강제송환된 마약사범 김모(가운데)씨의 신병 인수식. 김씨 은신처에서 압수된 위조 여권등이 보인다. 사진 경찰청

나머지 2인방도 “마약 공급받았다” 진술

경찰청은 19일 “베트남 공안부와 약 3년간의 국제공조를 통해 베트남에서 국내로 마약을 밀수입해 판매하던 피의자 김씨를 호치민에서 검거해 이날 국내로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18년부터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 구매자들에게 필로폰과 합성대마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 10월 필리핀에서 붙잡혀 현지 수감 중인 박씨와 캄보디아에서 검거돼 올해 4월 국내로 강제 송환된 최씨도 김씨에게서 마약을 공급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3년 전 인터폴 적색수배로 공조수사 개시 

김씨에 대한 베트남 공안과의 공조수사는 지난 2019년 6월 인터폴에서 적색수배서가 발부된 뒤부터 시작됐다. 적색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려지는 국제 수배다. 국내 서울·경기·인천·강원·부산·경남 등 13개 수사관서도 김씨를 수배중이었다. 경찰청이 김씨 주거지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지난 5월 베트남에 ‘공동조사팀’을 파견하면서 검거 작전은 급물살을 탔다.

지난 17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검거돼 19일 오전 국내로 강제송환된 마약사범 김모씨의 현지 은신처. 사진 경찰청

지난 17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검거돼 19일 오전 국내로 강제송환된 마약사범 김모씨의 현지 은신처. 사진 경찰청

경찰청, 4인조 검거지원팀 현지 파견

김씨 주거지 정보를 특정한 경찰청과 베트남 공안이 검거 디데이로 잡은 날짜가 지난 17일이었다. 경찰청은 디데이 하루 전인 16일 ‘검거지원팀’을 베트남에 급파했다. 경찰청 인터폴계 팀장과 베트남 담당 팀원, 인천경찰청 인터폴 공조팀원과 경기남부경찰청 마약수사대 수사관으로 꾸려진 4인조 팀이었다. 이들과 베트남 공안은 17일 오후 2시쯤 호치민에 위치한 주거지를 급습해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김씨와 관련해 국내 판매책으로 특정된 공범만 20여명, 확인된 유통 마약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가 70억 원어치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수사가 진행되면 정확한 유통 규모가 밝혀지게 될 것”이라면서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동남아 마약 밀수입 조직의 총책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및 국가정보원과의 공조로 캄보디아에서 검거해 지난 4월 1일 국내로 강제송환 했다. 2011년 탈북한 피의자 A(35·여)씨는 2018년 3월 중국으로 출국한 후 베트남·태국·캄보디아 등에서 국내 공범과 연락하며 속칭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등을 국내에 지속해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은 강제송환 되는 A씨. 경찰청

경찰청은 동남아 마약 밀수입 조직의 총책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및 국가정보원과의 공조로 캄보디아에서 검거해 지난 4월 1일 국내로 강제송환 했다. 2011년 탈북한 피의자 A(35·여)씨는 2018년 3월 중국으로 출국한 후 베트남·태국·캄보디아 등에서 국내 공범과 연락하며 속칭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등을 국내에 지속해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은 강제송환 되는 A씨. 경찰청

텔레그램 마약왕은 한국인 살해 전력도

앞서 필리핀 경찰에 체포된 텔레그램 마약왕 박씨는 2016년 현지에서 3명의 한국인을 살해한 범죄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범죄 직후 현지 경찰에 체포됐지만 두 번이나 탈옥에 성공했다. 박씨가 국내에 대규모로 마약을 공급한 사실이 확인된 건 지난해 1월 그의 국내 총책이 경찰에 붙잡히면서다. ‘바티칸 킹덤’이란 텔레그램 아이디를 썼던 이모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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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캄보디아에서 검거된 탈북민 최씨도 동남아 마약 밀수 조직의 총책으로 분류된다. 2011년 북한을 탈출한 최씨는 2018년 3월 중국으로 출국한 뒤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필로폰 등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에 대해 내려진 국내 수배령만 10건이었다.

지난 4월 1일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강제송환된 마약 밀수입 조직 총책 A씨가 국내에 밀수입한 필로폰 등 압수된 일부 물량.  경찰청

지난 4월 1일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강제송환된 마약 밀수입 조직 총책 A씨가 국내에 밀수입한 필로폰 등 압수된 일부 물량. 경찰청

국내 마약 피의자 연령대 낮아지고 초범 늘어나는 추세  

한편 경찰청은 지난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국내뿐만 국제마약사범 근절을 위한 특별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해외 마약범죄 및 국내 마약 밀반입 범죄에 대한 신고를 집중적으로 접수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다음달부터 10월까지 마약류 집중단속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국내 마약 범죄 피의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초범이 단속에 적발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경찰청 형사과와 마약범죄수사대 분석 결과 10∼30대 마약사범은 2019년 1566명(48.9%)에서 2020년 1769명(51.2%), 2021년 1839명(58.9%)으로 늘어났다. 전체 마약사범 중 초범은 2019년 1751명(74%)에서 2020년 1960명(74.6%), 2021년 1962명(75.8%)으로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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