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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45% 성장 中 긱 이코노미, 올해 긱 워커 수 2억 명 돌파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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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heim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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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명. 최근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이하 ‘인사부)가 발표한 중국의 ‘긱 워커(Gig worker)’ 수다. 인사부는 오는 2036년 중국의 긱 워커 수가 4억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긱 워커는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필요에 따라 단기로 계약을 맺고 일하는 근로자를 뜻한다. 이러한 긱 워커를 고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경제를 ‘긱 이코노미’라고 부른다.

중국의 긱 이코노미는 다른 선진국보다 출발이 늦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쯔옌컬설팅(智研咨询)에 따르면, 2016년~2019년 중국의 긱 이코노미 시장은 연평균 45%씩 성장했다. 2016년 1570억 위안(약 30조 5365억 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2019년 4779억 위안(약 92조 9515억 원)까지 확대됐다. 성장세는 아직 이어져 올해에는 시장 규모 1조 위안(약 193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긱 워커, 급증한 배경은?

중국의 긱 워커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노동인구 감소, 산업 구조 변화,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 경제 발달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은 최근 10년간 전체 인구 증가율이 크게 둔화하고 고령화가 심각해지며 적정 노동 인구 수 역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해 긱 워커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다.

또한 중국은 산업 구조 전환과 함께 GDP 대비 3차 산업의 비중이 끊임없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3차 산업 종사자 비율은 2000년 27.5%에서 2020년 47.7%까지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배달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긱 워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긱 이코노미는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 경제의 급속한 발전을 발판 삼아 확산하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 발달은 퀵커머스와 인터넷 예약 차량(網約車) 등 새로운 경제 형태를 만들어냈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긱 노동 플랫폼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저비용∙고효율의 인력 수급을 가능케 했다. 2012년 설립된 취훠(趣活)는 긱워커를 위해 음식 배달, 공유 자전거 운송, 인터넷 예약 차량 운전, 가사 서비스 제공 등의 일자리 매칭을 지원한다.

중국 긱 워커, 유형과 특징

중국의 긱 워커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안정적인 본업을 가진 채 부업 활동을 하는 부류다. 한국의 ‘N잡러’와 일맥상통한 ‘셰강칭녠(斜槓青年∙슬래시 청년)’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슬래시(/)’를 사용해 SNS 프로필에 본인의 직업들을 나열하기로 유명해서 이와 같은 별칭을 얻었다.

첫 번째 부류는 주로 자신의 취미나 특기를 살리고자 긱 노동에 참여한다. 콘텐트를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대표적이다. 2019년 한 조사에 따르면, 약 590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중국 대표 숏폼 영상 플랫폼 틱톡(Tik Tok)에서 수입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소후]

[사진 소후]

두 번째는 원래 하던 본업을 그만두고 긱 워커의 삶을 택한 부류다. 이들은 원래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본업으로는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고 판단해 스스로 직장을 관두고 완전히 독립된 프리랜서로 살아간다. 전자책 작가, 프리랜서 강연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세 번째는 부업이나 자아실현이 아닌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긱 노동에 참여하는 부류다.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긱 워커로 살아간다. 배달 라이더, 인터넷 예약 차량 기사, 가사 도우미, 건설 노동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중국의 긱 이코노미는 아직 단순 육체노동에 의존하는 저 숙련 노동자가 주도하고 있다. 현지 언론 타이메이티(鈦媒體)는 저장공상(浙江工商)대학교의 연구를 참고해 중국 긱 워커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중국의 긱 워커는 교육수준이 낮고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며 안정적인 본업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이들은 짧은 시간 안에 비교적 취업 문턱이 낮은 임시직 일자리를 쉽게 구하지만, 그만큼 노동 안정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둘째, 중국의 긱 워커는 노동 강도가 높은 편이다. 절반이 넘는 긱 워커가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을 한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의 월수입이 6000위안(약 116만 원)이 안 될 정도로 소득수준은 낮은 편이다. 동시에 이들은 장시간 육체노동에 시달려 심신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셋째, 중국의 긱 워커 대부분은 한 달 월급을 남김없이 쓰는 월광족(月光族)이거나 집에 돈을 보내야 하는 실질적 가장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따로 저축해둔 금액이 적고, 뜻밖의 리스크에 취약하다. 이들은 재테크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며, 일부는 자금이 필요할 때 고금리 소액대출상품을 자주 이용한다.

넷째, 중국의 긱 워커는 사회보장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일부 플랫폼 기업은 긱 워커의 고용안정 보장을 거부하며, 최저임금 기준을 지키지 않거나, 유급 휴가나 기타 복지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항저우 시에 위치한 긱 워커 쉼터 [사진 신화통신]

항저우 시에 위치한 긱 워커 쉼터 [사진 신화통신]

한편, 중국에서는 긱 워커의 권익 보장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조치 및 대책들이 꾸준히 마련되고 있다.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시는 긱 워커가 겪는 식사·휴식·화장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긱 워커 전용 쉼터’ 1400여 곳을 운영 중이다. 상하이(上海) 시 총 노동조합은 '션공셔(申工社)'라는 앱을 출시해 긱 워커를 위한 무료 법률 상담 등을 제공한다.

긱 워커의 노동조합 설립 및 가입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전역에선 350만 명이 넘는 긱 워커가 노동조합에 가입했으며, 중화전국총공회(노동조합)는 올해 800만 명 이상의 노조 회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7월 초, 인사부·민정부·재정부 등 5개 정부 부처는〈긱 노동시장 건설 강화 및 구인 구직 서비스 개선에 대한 의견(이하 ‘의견’)關於加強零工市場建設完善求職招聘服務的意見〉을 발표했다. 의견은 △긱 노동시장의 구인 구직 정보 서비스 강화 (공공 일자리 정보에 긱 일자리 정보 포함) △긱 노동자의 빠른 일자리 매칭 촉진 (구인·구직 절차 간소화, 당일 면접 및 현장 매칭 진행) △직업 기능 훈련 등 취·창업 교육서비스 강화 △긱 이코노미 시장 질서 유지 (허위 채용 정보 및 불법 브로커 등 위법 행위 엄중 단속) 등을 명시했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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