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이재명 변호사비, 누가 대납했다 보는 게 상식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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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의원이 18일 당권 행보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의원이 18일 당권 행보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더불어민주당 내 비이재명(비명)계의 집중 견제가 18일 쏟아졌다. 이 의원은 전날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 대표로 나선 ‘친이낙연계’ 설훈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집중 공략했다. 설 의원은 “대장동 의혹을 보더라도 구속된 사람들이 다 측근 중의 측근들이었다”며 “변호사비 대납 문제는 이 의원 재산 상태와 변호사 비용이 아귀가 안 맞기 때문에 누가 대납했을 것이라고 보는 게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공학적으로 볼 때 집권여당의 입장에선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게 참 좋을 것이다. 바둑에서의 꽃놀이패”라고 했다.

설훈

설훈

설 의원은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도 “지방선거에서 광주의 투표율 37.7%는 지금까지 없던 충격적인 수치”라며 “당 지도부와 이 의원에 대한 실망감이 나타난 것임을 읽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박용진

출사표를 던진 재선의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도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 스스로 두 번의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다고 하는 분이 ‘다음 전쟁에선 내가 이길 수 있다’고 하는 근거가 뭐냐”며 “이재명 대세론은 허망한 안방 대세론”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은 또 다른 패배로 가는 막다른 골목”이라고 했다.

조응천

조응천

이 의원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의원은 민주당의 해법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 위기의 일부”라며 “그래서 그동안 제가 이재명 의원의 출마를 반대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로운 당 대표는 우리 동네 골목대장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 꾹꾹 참을 줄 알고, 당의 확장을 위해서라면 당원들에게도 욕먹을 각오로 일을 할 인물이 되어야 한다. 젊다면 더욱 좋다”면서 “저는 ‘강훈식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원욱 의원도 “만일 이 의원과 다른 후보의 1대1 구도로 선거가 이뤄진다면 ‘어차피 이재명’이 아니고 ‘어쩌면 이재명’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비명계’의 공세에 이 의원은 맞대응하지 않았다. 대신 이날 서울 국립현충원에 있는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서명대에는 DJ 어록을 인용해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으로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참배를 마친 뒤엔 연세대로 옮겨 처우 개선을 요구 중인 청소노동자들과 만났다. 이 의원은 “우리 사회 양극화가 지나치게 극심하고, 불평등이 국민에게 좌절감을 심어주고 있다”며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에 정치권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격에 나선 건 ‘친명계’ 의원들이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비명계 당권 주자를 겨냥해 “오로지 다른 후보 흠집 내기만 한다면 왜 선거에 나온 것이고 왜 이기려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그런 선거꾼은 당원들의 ‘체’로 모두 걸러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원들과 싸우려 들었던 사람들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검수완박 당시 민주당을 탈당했던 무소속 민형배 의원도 “이 고문이 출마 선언을 하자 이분들은 사법리스크, 계파공천 운운하며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며 “적이 뿌린 적색 삐라 내용을 아군 공격에 사용하는 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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