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실적 전망 줄줄이 내리는데, 완성차·정유업계는 오르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국내 상장사들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인 만큼 기업의 실적 확인을 통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게 증권업계 조언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97곳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1조87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추정치(52억7606억원)보다 1.7% 줄어든 수치다.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된 기업은 90곳, 상향 조정된 기업은 81곳이었다(적자 기업·실적 추정치 유지된 곳은 제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3분기 전망은 더욱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189곳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0조4784억원으로 한 달 전 추정치(53조8933억원)보다 6.3% 줄었다. 3분기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된 기업은 97곳, 상향 조정기업은 73곳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디스플레이 ▶휴대폰 ▶반도체 ▶내구소비재 업종에 대한 낮아진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실적 추정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익이 11.38% 늘어나긴 했지만, 증권사들의 추정치 평균(15조2124억원)보다 크게 밑돌았다.

시장에선 견고한 반도체 수요 덕분에 2분기 실적은 나름 선방했지만, 하반기부터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반도체 업황이 더욱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줄어든 14조6944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추정치와 비교하면 14.4% 내려앉았다.

다만 시장의 실적 눈높이가 낮아질 경우,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다소 부진하지만, 선방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주가가 6만 원대를 회복했다. 이날도 전 거래일보다 3.17%(1900원) 상승한 6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분기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1157억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보다 66.3%나 떨어졌다. 효성화학(-24.8%), 풍산(-24.1%), 넷마블(-21.7%), 롯데케미칼(-19.1%), 하이브(-17.5%), 현대미포조선(-17.1%) 등도 실적 눈높이가 다소 큰 폭으로 낮아졌다.

반면 실적 추정치가 높아진 업체도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오는 21일 2분기 실적 발표에 나서는 현대차는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6.7% 늘었고, 22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기아도 7%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한 달 전보다 6.3%, 8.1% 늘었다.

이밖에 2, 3분기 연속 실적 추정치가 상승하는 업체들로는 S-Oil, 에코프로비엠, SK이노베이션, 대한항공, 해성디에스 등이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이익 전망이 하향으로 돌아서기 시작한 건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기업의 실적이 대외 변수로 인해 달라졌는지 꼼꼼히 비교해보고, 미래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긍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는지를 잘 살펴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