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생 케이블채널 ENA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수목극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는 눈에 거슬리는 간접광고(PPL)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NO PPL' 전략이 우영우의 팬덤 형성에 한 몫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드라마 우영우에서는 우영우가 매일 먹는 김밥에도, 우영우가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출퇴근길에 반드시 착용하는 헤드셋에도, 로펌 고객과의 미팅마다 등장하는 음료수에도 PPL이 없다. 손쉽게 PPL이 들어갈 법한 많은 장면에 상품 로고가 떡하니 보이는 제품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최근 드라마와 장면을 가리지 않고 PPL로 등장해 비난을 받았던 모 멀티밤 또한 우영우의 협찬사지만, 아직까지 드라마 우영우에 멀티밤이 노출된 적이 없다. 심지어 주연 박은빈이 4년째 KGC인삼공사의 광고 모델이지만, 그 흔한 홍삼스틱도 등장하지 않는다. 우영우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그 어렵다는 '우영우에서 PPL 찾기' 놀이가 유행할 정도다.
PPL은 방송 프로그램 안에서 상품, 상표 등을 노출하는 형태의 광고를 말한다. 제작사는 업체로부터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 비용을 지원받아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업체는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의 광고효과를 노릴 수 있어 이른바 대작 드라마일수록 PPL이 자주 등장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에이스토리 ·KT스튜디오지니 · 낭만크루
그러나 앞서 우영우의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전지현 주연의 300억 대작드라마 '지리산'을 이 PPL로 망가뜨렸다. 이런 학습효과 때문인지 우영우에는 놀라울 만큼 극의 흐름을 깨는 PPL을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KT가 ENA에 200억원을 투자하면서 우영우가 비교적 광고 압박 없이 드라마를 방영할 수 있게된 덕도 있다.
실제 방송계에 따르면, 우영우는 당초 지상파인 SBS에서 제작과 방영을 고려했었다. 그러나 촬영이 지연되면서 제작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제작사 측은 우영우 역할에 박은빈을 염두에 두고 캐스팅 제안했으나 그가 자폐 변호사라는 역할에 심사숙고하다 다른 작품을 선택했다. 이에 제작사는 "우영우 역할을 할 배우는 오로지 박은빈이다'라며 1년을 기다렸다는 일화는 이제 유명하다.
이에 네티즌들은 "SBS가 아닌 ENA에서 방영된 덕분에 드라마에 K멀티밤 바르며 출근하고 S샌드위치에서 점심 먹는 신이 없다"고 호평하고 있다. '우영우'가 지상파에서 방영됐더라면 우영우의 아빠가 운영하는 '우영우 김밥'은 '우영우 샌드위치'가 됐을 수 있고, 우영우와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송무팀 이준호(강태오 분)가 홍삼스틱을 챙겨주며 마음을 표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늘 우영우를 돕는 로스쿨 동기 최수연(하윤경 분)은 자신을 '봄날의 햇살'이라고 별명짓는 우영우 앞에서 K멀티밤을 바르며 눈물을 글썽였을 수도 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ENA채널
'우영우' 흥행 성공으로 인해 제작사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제작사 에이스토리 주가는 우영우가 방영을 시작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무려 89.72%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에이스토리 주식을 128억8723만원어치 쓸어 담았다. 이에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만7000원 수준에 거래되던 주가는 3만원을 넘어섰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가 대형 로펌 '한바다'에서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힐링드라마로, 최근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9.6%를 기록하며 지상파·종합편성채널·tvN 등을 통틀어 1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