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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하면 열차 이용 말라" 최악 폭염 유럽, 사망만 1000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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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펄펄 끓고 있다. 아프리카 서북부에서 비롯된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북상하면서 곳곳의 '폭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건조·고온 날씨로 인한 대형 산불도 좀처럼 잡힐 기미가 안 보인다.

얼굴에 물을 뿌리는 영국 런던 시민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얼굴에 물을 뿌리는 영국 런던 시민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부 지역 기온이 섭씨 41도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기온이 경신될 수 있다고 이날 BBC가 전했다. 아프리카 서북부 서사하라 상공에 있는 뜨거운 공기가 북상하면서다. 여름철 대체로 선선한 기온이 유지돼 온 영국에선 이전 최고 기온 기록이 2019년 케임브리지에서 기록된 38.7도다.

앞서 영국 기상청은 지난 15일 “내주 초 이례적인 더위가 영국 대부분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폭염 최고 경보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BBC는 “적색경보는 사람과 인프라 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이 예상되며, 일상과 업무 등에 변화가 요구될 경우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적색경보 제도 도입 이래 첫 발령이다.

이에 영국 철도시설공단인 네트워크레일은 18~19일엔 ‘반드시 필요할 경우’에만 열차를 이용하라고 공지했다. 고온에 선로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어 속도 제한이 적용되고, 이미 일부 구간의 운행 취소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들은 일찍 마치거나 일시 휴교할 예정이다. 페니 엔더스비 영국 기상청장은 “영국인은 여름철 고온이 찾아오면 밖으로 나가 태양 아래에서 이를 즐기는 데 익숙했지만, 지금의 기온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메테오프랑스는 17일(현지시간) 전국 96개 지역 중 서부 해안에 위치한 15개 지역에 적색 폭염 경보를, 51개 지역에 황색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메테오프랑스 트위터 캡처]

메테오프랑스는 17일(현지시간) 전국 96개 지역 중 서부 해안에 위치한 15개 지역에 적색 폭염 경보를, 51개 지역에 황색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메테오프랑스 트위터 캡처]

프랑스 기상청인 메테오프랑스도 이날 프랑스 서부 온도가 40도를 넘어가며 더위의 절정을 맞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날인 17일엔 전국 96개 지역 중 서부 해안에 위치한 15개 지역에 적색 폭염 경보를, 수도 파리 등 51개 지역에 황색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 알프스 지역 당국은 ‘예외적인 기후 상황’을 이유로 몽블랑 등정을 연기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앞서 이달 초 이탈리아에선 고온 날씨로 알프스 돌로미티 최고봉에서 빙하가 무너지며 등반객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랑디랑스 인근의 산불 현장. [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랑디랑스 인근의 산불 현장. [AP=연합뉴스]

프랑스에선 지난 12일 남서부 보르도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이 일주일째 확산 중이다. 긴급 대피한 거주민과 관광객 등이 1만6000명 이상으로 늘었고, 피해 면적도 1만1000㏊(헥타르)에 달한다고 현지 매체 프랑스24가 전했다. 소방대원 1200여명이 화재를 진압 중인데, 프랑스 내무부는 200명의 소방대원과 더 많은 소방용 트럭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포폴로 광장 분수대에서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신화=뉴시스]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포폴로 광장 분수대에서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신화=뉴시스]

남유럽 산불도 진압 작전이 계속 되고 있다. 17일 BBC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 휴양지 말라가 인근 미하스에서 발생한 산불은 일부 통제됐고 대피했던 주민 3200여명 중 일부가 복귀했다. 포르투갈의 북부 지역을 덮친 대형 산불도 약 3만㏊를 태운 뒤 진압됐다.

그러나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와 카스티야이레온, 서부 에스트레마두라 지방의 산불은 여전하다. 그리스·크로아티아·터키 등에서도 산불 진화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스페인·포르투갈에선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며 약 일주일 동안 발생한 온열 질환 사망자가 1000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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