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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시장 바닥은 '이때' 온다, 삼전 살 타이밍 알려주는 지표

중앙일보

입력

주식 시장에 악재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큰 궁금증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사야(물 타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12일 이은택 KB증권 수석연구원을 만났습니다. 이 연구원은 지난 1일 발행한 KB증권 보고서에서 '침체 기간' 안에 매수 시점이 도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은택 KB증권 수석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 앤츠랩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은택 KB증권 수석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 앤츠랩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그동안 어떤 길을 거쳐서 애널리스트가 되셨나요?
"처음에는 삼성테크윈(반도체 사업부)에서 사회 생활 경력을 시작했어요. 루틴한 일이 반복되는 것보다는 창의적인 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을 찾다가 애널리스트를 2008년부터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중국 시장을 분석했고 경력 대부분은 '시장 전략' 분석을 해왔습니다. KB증권에는 2017년 합류했어요."
-"침체,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다"라고 하셨는데요.
"침체라는 게 사실 안 좋죠. 침체 전에 주식을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침체 때는 주식을 사야 합니다. 중요한 건 침체 기간 중 '어느 시점에 사느냐'죠. 대체적으로는 경기 침체 기간의 2/3 지점에 사면 나쁜 결과가 없었습니다. 팬데믹이었던 2020년에도 그랬고, 그 전 (2008년) 금융위기 때도 그랬죠. 2009년이 돼서야 경기 침체는 끝났지만, 주식 시장 바닥은 그 전에 나왔으니까요. 경기 침체가 주식 시장에 나쁜 것은 맞지만 침체 중반을 넘길 때부터 주식을 사 모으는 게 좋은 성과로 돌아옵니다."
과거 글로벌 경기 침체 기간의 코스피 지수. 침체 기간 2/3 구간이 저점이었다. [REFINITIV, KB증권]

과거 글로벌 경기 침체 기간의 코스피 지수. 침체 기간 2/3 구간이 저점이었다. [REFINITIV, KB증권]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온다'는 얘기만 많습니다.
"정확히 말하면'기술적 침체'는 올해 (이미)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기준으로 침체는 전미경제연구소(NBER)라는 단체에서 '침체다'라고 공식 발표를 하는데, 아직 공식적으로는 그런 발표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고용지표 등이 상당히 괜찮기 때문이죠. 사실 경기는 안 좋은데, '화폐환상'이 발생해 각종 지표를 좋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폐환상은 무엇인가요?
"실제 상황은 굉장히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숫자상 매출이나 임금이 상승한 탓에 개인이나 기업이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말해요. 실질 임금이나 실질 매출은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할 때 줄었는데, 숫자상 명목 임금이나 명목상 매출이 인플레이션 탓에 전보다 상승할 때 발생하죠. 지금 (미국의) 고용 지표가 괜찮게 나오는 이유는 기업들이 숫자상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오자 고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NBER이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있죠.
이은택 KB증권 수석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 앤츠랩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은택 KB증권 수석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 앤츠랩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식적으로 침체냐 아니냐가 결정되는 건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미 환경 자체가 침체에 준할 정도로 금융 시장 환경이 악화됐다는 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우선은 (연준 긴축 정책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은 전략이라고 보고 있어요.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에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반등하는 장세)가 항상 나온다면 한번 승부를 볼 수는 있는데, 항상 나온다고 말할 수는 없거든요. 분명히 베어마켓 랠리도 기회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번 침체의 바닥은 언제 나올까요? 매수는 언제부터?
"경기 사이클이 기준선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이 오면 매수를 해도 돼요. 저희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기본으로 보는데, 이 지수가 50 이하로 내려가면 보통 연준이 한 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긴축을 중단한다는 시그널을 보내요. 그러면 이때가 첫 번째 바닥이예요. 저희는 (그 시점을) 4분기 후반부로 예상하고 있어요. 쌍바닥이 온다고 상정한다면 두 번째 바닥은 내년 봄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일반 투자자들은 연준 스탠스가 바뀌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기다리는 게 좀 더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저점은 그 전에 나올 수도 있지만요"
-반도체 부문에 계신 적도 있는데, 삼성전자 어떻게 보시나요?
"반도체는 경기 사이클을 많이 따라가요.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듯 하반기에 경기가 좀 꺾이기 때문에, 저희가 탑다운 관점에서 볼 때,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보통 재고 문제가 언급될 때가 반도체 하강 둔화 사이클의 후반부인 경우가 많아요. 즉 재고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반도체 주식을 샀을 때 실패한 경험이 별로 없어요. 저희는 그 시점이 아마 올해 연말 쯤 오지 않을까 보고 있어요.
이은택 KB증권 수석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 앤츠랩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은택 KB증권 수석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 앤츠랩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중국 증시는 어떻게 보시나요?
"저희는 단기적으로는 좋게 봤는데, 가을에 다시 락다운을 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어요. 그 전에 한 번 조정이 오지 않을까요? 중국은 mRNA 백신 접종 스케줄을 봐야 해요. 접종을 완료하고 집단 면역이 형성되면 리오프닝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그 때 증시가 튀어 오를 것으로 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투자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규제가 많기 때문에 개별 주식은 하지 않고 펀드 가입으로만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중국 펀드만 조금 들고 있고, 나머지는 지난해 현금화해서 보유하고 있어요"
-현재 시점 수익이 마이너스인 주식 3년차 투자자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조언이 조심스럽지만, 시장의 성격 자체가 앞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팬데믹 때는 내러티브 장세였어요. 자율주행이라든지, 메타버스 같은 '꿈이 있는' 주식이 좋았죠. 재무제표 분석이나 기업탐방 같은 것보다는 내러티브만 일방적으로 중요했던 게 지난 상승장이예요. 지금은 내러티브만 가지고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장으로 바뀌고 있어요. 물론 내러티브는 중요해요. 앞으로도 이런 산업들은 급성장할거구요. 그러나 내러티브 장세는 10~15년 주기로 와요. 이젠 주식을 살 때 재무제표를 분석한다든지 경기 사이클을 읽는 법도 배울 것을 추천드려요."

by.앤츠랩

※이 기사는 7월 15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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