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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년만에 처음...'돌하르방'이 산티아고 순례길 간 까닭

중앙일보

입력

올레길-순례길 각각 100㎞ 걸으면 ‘공동완주증서’

제주도와 제주올레, 스페인 관계자들이 12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몬테도고소에서 제주 상징물인 돌하르방과 제주올레길 상징물인 간세를 설치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

제주도와 제주올레, 스페인 관계자들이 12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몬테도고소에서 제주 상징물인 돌하르방과 제주올레길 상징물인 간세를 설치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

1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800km)과 15년 된 제주올레길(437km)이 손을 잡았다.

㈔제주올레는 스페인 갈리시아주 및 산티아고순례자협회와 우정의 길 협약을 맺고, 공동완주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제주올레에 따르면 두 길을 각각 100km 이상 걷고 양측의 완주증서를 받으면 별도의 '공동완주증서'와 완주 메달을 제주올레여행자센터나 산티아고 순례자 안내센터에서 추가로 발급받을 수 있다. 또 온라인 명예 전당에도 완주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두 길의 공동 완주 인증은 오는 9월 1일 시작할 예정이며, 과거에 발급받은 완주증으로도 인증받을 수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자는 연 30만명 이상, 제주올레 길 완주자는 연 6000명 수준이다.

아시아에서 산티아고 순례길과 '우정의 길' 교류협약을 맺은 건 일본 구마노 고도순례길에 이어 두 번째다.

협약에 따라 두 길의 우정을 상징하는 설치물도 세워진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제주의 ‘돌하르방’과 제주올레길 상징인 ‘간세’가 세워졌다. 제주 올레길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물인 ‘가리비 조개’ 관련 조형물이 설치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제주도, 제주올레 등과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와 산티아고에서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한국 주간’ 행사를 열었다. 한국과 스페인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산티아고 순례길과 제주올레길에 공동 상징구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산티아고에 돌하르방·간세, 제주에 가리비  

제주도와 제주올레, 스페인 관계자들이 12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

제주도와 제주올레, 스페인 관계자들이 12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

상징구간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아레카 구간과 제주올레 1코스가 지정됐다. 특히 돌하르방과 간세가 세워진 아레카 구간의 몬테도고소(Monte do Gozo)는 순례 종점을 4㎞ 앞둔 지점에 있는 언덕이다. 이 언덕은 출발지가 다른 산티아고 길이 거의 모두 합쳐지는 지점으로 종점인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길목이다. 간세는 제주 올레를 상징하는 조랑말 모양의 표식이다. 간세는 제주방언으로 ‘게으르다’는 뜻인데, 그만큼 느긋하게 길을 걷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르면 9월, 늦어도 11월쯤 제주올레길 1코스에 설치될 ‘가리비 조개’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물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순례자들은 배낭에 가리비 껍데기를 달고 다닌다. 순교한 야고보의 시신을 배에 태워 바다로 보냈더니 이 배가 스페인 이베리아 해안에 닿았고 조개 껍데기들이 시신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전설에서 유래돼 지금은 순례길의 상징이 됐다.

서명숙 “양국 길 걸으며 치유·위로 기대”

제주도와제주올레는 지난 12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몬테도고소에서 제주의 상징물 설치 기념행사와 부대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부대행사 중 제주 해녀공연. 사진 제주도

제주도와제주올레는 지난 12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몬테도고소에서 제주의 상징물 설치 기념행사와 부대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부대행사 중 제주 해녀공연. 사진 제주도

제주도와 ㈔제주올레는 지난 12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몬테도고소에서 제주의 상징물 설치 기념행사와 부대행사를 열었다. 제주 해녀공연과 갈리시아 민속공연, 제주의 자연을 담은 사진 10점과 제주올레 사진 10점을 활용해 디지털 방식의 제주 관광 사진전이 함께 진행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제주도는 스페인 갈리시아주와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교류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협약은 관광 분야에 중점을 두면서 축산과 수산 등의 분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양 지방정부간 교류 다변화를 위한 적극적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1200년이 넘은 산티아고 길과 우정의 길을 맺고 공동완주제를 추진하게 돼 기쁘다”며 “세계 도보여행가들이 제주도와 스페인 산티아고를 오가며 걷고, 길에서 치유와 위로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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