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땐 혈당·혈압 널뛰고 탈진, 하루 1.5~2L 물 마셔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2.07.1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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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호 28면

헬스PICK 

찌는 듯한 무더위는 건강에 후유증을 몰고 온다. 신체가 체온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심장·혈관에 무리가 가기 쉽다. 폭염으로 입맛이 떨어지고 체력·면역력이 저하하면 감염병에도 잘 노출된다. 어지러움·두통·피로감 같은 증상은 더위 먹은 신체가 보내는 신호다.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휴식하면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갈증 땐 탈수 진행, 목 안 말라도 마셔야

폭염이 여러 질환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첫째, 더위 때문에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는 탓이다.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땀을 내보내 체온을 낮춘다. 이때 수분 보충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탈수가 온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선영 교수는 “땀이 많이 나 체액이 부족해지면 일사병(열탈진)이 발생하기 쉽다. 심장에 부담이 가고 높은 기온과 습도 탓에 체내의 전해질과 영양분이 손실된다”며 “어지러움·구토·두통·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근육통이 나타나는 열경련, 몸이 붓는 열부종, 갑자기 의식을 잃는 열실신 같은 온열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둘째, 체온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은 땀샘 감소로 땀 배출이 적어지고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하다. 온열 질환을 인지하는 능력도 무뎌진다. 어린이는 체온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땀 생성 능력이 낮고 열 배출이 어렵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만성질환자에게는 폭염 자체가 건강의 위협 요인이다. 혈압·혈당이 오르내리면서 혈관 건강에 무리가 가기 쉽다. 여름철에는 인체가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말초혈관을 확장하고 혈압을 낮춘다. 저혈압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이완하면서 생기는 ‘혈압 변동’은 혈관에 무리를 줘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 질환 가능성을 높인다. 혈압 변동 폭이 높으면 뇌졸중 발생 위험도 커진다.

당뇨병 환자는 무더위에 노출되면 탈수로 혈액의 농도가 진해지고 일시적으로 혈당 수치가 높아진다. 심뇌혈관질환자는 땀 배출로 체액이 감소하면 떨어진 혈압을 회복하기 위해 심장박동과 호흡수가 증가해 심장에 부담이 늘어난다. 탈수도 급격하게 진행된다.

폭염에 대처하려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체온 조절에 도움이 되는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운 날씨 탓에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는 게 기력 저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몸의 생리 활동이 느려지고 혈액순환도 나빠진다. 그러면 각 신체 기관에 수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체력이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탄산음료나 과일 주스 같은 음료보다는 물로 수분을 보충하는 게 가장 좋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수분 섭취량은 하루에 종이컵(200㎖) 8잔 정도인 1.5~2L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심장과 콩팥에 부담을 줘 현기증, 호흡곤란, 가슴 떨림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조금씩 천천히 나눠 마셔야 한다. 또 장에 부담을 주는 차가운 물보다는 20~25도의 미지근한 물을 식사 30분 전과 식사 2시간 후에 마시고, 아침 공복이나 일상생활 중에도 1시간 간격으로 마시는 것이 좋다.

맹물을 마시기 힘들면 오이·레몬·민트를 물이나 탄산수에 넣어 마시면 된다. 술과 카페인 음료는 체온을 상승시키고 이뇨작용을 한다. 탈수를 유발하고 숙면을 방해한다.

갈증을 느꼈을 땐 탈수가 이미 진행한 것이므로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틈틈이 물을 마시는 게 좋다. 김 교수는 “특히 심·뇌혈관 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고령 환자는 탈수가 진행돼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고 기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며 “의식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짙은 황갈색 소변은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다만 신장 질환 등 수분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환자는 의사와 상담 후 수분 섭취 빈도를 결정해야 한다. 더운 날씨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부종이나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오이·수박·참외 등의 과채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더운 날씨에 땀으로 손실된 수분과 무기질을 보충하는 데 도움된다. 폭염으로 입맛이 없을 땐 식전에 새콤한 과일을 애피타이저로 먹어 식욕을 돋워 줄 수 있다. 과일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이므로 적정량을 먹는 게 중요하다. 식사 대용으로 과일을 먹는 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한다. 오히려 피로감을 가중할 수 있다. 또 포만감이 적어 과한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폭염에는 시원하게 지내야 한다. 시원한 물로 샤워를 자주 하고, 선풍기·에어컨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김 교수는 “다만 혈관 건강이 약한 사람은 날씨가 덥다고 찬물로 샤워하거나 몸이 뜨거운 상태에서 바로 에어컨 바람을 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더위 탓에 확장된 혈관이 찬바람을 맞으면 갑자기 수축한다. 급격한 체온 변화로 심장이나 혈관에 무리가 간다”고 말했다.

밝은 색 옷 입고, 활동 강도 조절 필요

체온 조절에는 어둡고 달라붙는 옷보다는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옷이 도움된다.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빨리 건조되며 바람이 잘 통하는 소재가 좋다. 외출할 땐 챙 넓은 모자와 양산·쿨토시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도록 한다.

낮 12시~오후 5시는 가장 더운 시간대다. 본인의 건강 상태를 살피며 활동 강도를 조절해 무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운동할 때는 평소 괜찮았던 운동 강도라도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10~30% 낮게 운동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무더위가 이어질 땐 기온·폭염 특보를 확인하고 폭염 시에는 가능한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폭염으로 인해 체감온도가 최고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면 기상청에서 폭염 주의보를 발령한다.

만성질환자는 혈관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숙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갑자기 흉통이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안정을 취해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눈이 갑자기 침침해지고 두 개로 보이거나,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증상, 극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현기증이 나고 얼굴·팔·다리에 힘이 갑자기 빠질 때도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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