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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셀럽이 되다]“개인이 캐릭터 만들어 파는 시대…유통구조 혁신할 플랫폼 되겠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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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호 09면

SPECIAL REPORT

젤리크루에서 개발한 개인 크리에이터의 캐릭터 제품들. [사진 핸드허그]

젤리크루에서 개발한 개인 크리에이터의 캐릭터 제품들. [사진 핸드허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년 캐릭터산업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캐릭터는 카카오프렌즈, 뽀로로, 펭수, 마블 순서였다. 모두 굴지의 미디어를 통해 대량 노출되는 대기업형 캐릭터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지금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에서 단독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는 캐릭터 ‘꽃카’는 개인 크리에이터 ‘영이의 숲’의 IP다. 지난해부터 더현대서울 등에서 6차례 열리며 6만명 이상을 모은 꽃카 팝업스토어는 매출 1위인 잔망루피 팝업스토어를 바짝 뒤쫓는 2위로, 미니언즈나 디즈니 팝업스토어보다 훨씬 높은 매출을 자랑한다. 개인 크리에이터의 팝업스토어가 대형 IP를 뛰어넘는 매출과 집객 효과를 거둔 것은 개인 캐릭터 브랜드 플랫폼 ‘젤리크루’와의 협업으로 가능했다.

젤리크루에서 개발한 개인 크리에이터의 캐릭터 제품들. [사진 핸드허그]

젤리크루에서 개발한 개인 크리에이터의 캐릭터 제품들. [사진 핸드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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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이의 숲, 소소로운 등 300팀의 크리에이터가 입점해 있는 젤리크루는 온라인은 물론 코엑스·현대백화점 등 개인 접근이 힘든 오프라인에 유통망을 갖추고 트렌디한 디자인의 새로운 캐릭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상위 크리에이터 5인의 지난해 평균 정산액은 2억원, 전체 크리에이터 정산액은 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배 가량 증가했다.

젤리크루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핸드허그는 최근 100억원 이상의 시리즈A 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2019년 이 플랫폼을 론칭한 박준홍 대표는 “똑같은 곰 그림인데 무슨 저작권이냐는 사람이 아직 있다”면서 “개인이 만든 캐릭터가 제품화되고 유통되는 인프라를 만들어 저작권이 정당한 가치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싶다. 캐릭터만 잘 그려도 억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걸 이미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홍 대표

박준홍 대표

개인 캐릭터 플랫폼이 왜 필요한가.
지금 캐릭터시장은 IP홀더-라이선스 에이전트-제조사-유통 벤더-소매상-고객까지 거치면서 창작자에게 수익이 겨우 1~2%만 돌아가는 왜곡된 구조다. 포켓몬이나 뽀로로 같은 대형 IP는 그래도 되지만 개인 크리에이터들은 성장할 수 없다. 우리가 이 과정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만들어 창작자 셰어를 10%로 높였더니 순 정산 금액이 3억원 이상인 사람도 나왔다. 크리에이터가 돈을 벌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해 동반성장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개인이 어떻게 참여하면 되나.
일단 간단한 상품을 만들어 파트너 크리에이터로 입점하면, 우리가 도안과 데이터로 대중성을 판단해 패밀리 크리에이터 제안을 한다. 요즘 SNS로 개인 판매를 하는 양질의 크리에이터가 엄청 많다. 우리에게 입점한 300팀도 절반 이상이 비전공자인데,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는 툴만 배워서 간단한 프린팅 제품으로 입점한다. 그중 잠재력 있는 도안을 우리가 선택해 다양한 상품개발을 하는 구조다.
대형 IP들로 시장 과포화상태 아닌가.
젊은 세대에게 라이언같은 대형IP는 익숙하지만 힙하지 않은 IP가 됐다. 헤리티지가 있는 IP도 좋지만 새롭고 트렌디한 그래픽에 대한 니즈는 항상 있다. 우리가 최근 발행한 NFT가 완판되어 재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K팝·K드라마가 글로벌 인지도가 생기면서 한국 크리에이터가 만드는 캐릭터와 그래픽에 대한 글로벌 수요도 굉장히 높다. 중국에 이미 진출했고, 일본 진출도 앞두고 있다. 동남아와 남미에서도 한국 크리에이터의 수준 높은 도안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서, 우리 제품을 무단 카피한 가품이 팔리고 있을 정도다.
대기업 플랫폼 사이에서 어떤 경쟁력이 있나.
대기업은 콘텐트를 만들어서 뿌리는 IP비즈니스를 하지만, 우리는 그 유통 인프라를 혁신하려는 거다. 이 유통경로를 갖고 있으면 그 위에 어떤 IP를 올려도 가능하다. 비유하자면 음악을 듣는 방식이 CD에서 스트리밍으로 전환됐듯, 우리는 캐릭터 크리에이터가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스트리밍 플랫폼인 셈이다.
콘텐트 없이 캐릭터만으로 지속가능한가.
개인 IP가 포켓몬처럼 글로벌 IP로 성장하려면 콘텐트와 스토리가 따라가야 하는 타이밍이 올거라 생각한다. 인스타에서 스무살 대학생인 수달 캐릭터 ‘오둑희’ 계정을 만들어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콘텐트를 붙이고 있고, 우리 캐릭터끼리 유닛을 결성해 숏폼 콘텐트도 구상중이다. 크리에이터들이 우리 안에서 크게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게 목표인 만큼, 메가 IP를 만들기 위해 콘텐트에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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