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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화해 제스처? 바이든 도착 전 이스라엘에 영공 개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해 에너지 안보와 이스라엘·사우디와의 관계 개선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이에 맞춰 사우디는 이스라엘발 민항기에 영공을 개방한다고 발표해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한 광장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국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다. AP=연합뉴스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한 광장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국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오후 11시 30분) 제다 킹압둘아지즈 국제공항에 도착해 6시 15분부터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양자 회담을 갖는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참모들은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와 사우디 장관들을 만나 실무 회담을 한다. 16일에는 걸프동맹회의(GCC)에 참석해 중동 11개국 정상과 만난다.

앞서 백악관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있을 회담의 목적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돕고, 예멘의 휴전을 지원하는 등 지역 안정을 확대해 테러로부터 위험을 줄이는 데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란의 핵 합의 복원과 석유 증산 여부 등 에너지 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중요한 의제라고 전했다.

사우디는 바이든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오랜 앙숙인 이스라엘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날 오전 사우디아라비아 민간항공청(GACA)은 이스라엘발을 포함, 모든 민항기가 자국 영공을 통과해 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간 사우디는 이스라엘의 국체를 인정하지 않아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에 도착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런 발표가 나왔다며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핵심 조처"라고 평가했다. 껄끄러워진 미국과 사우디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인 결정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인 통합되고 안정적이며 안전한 중동 지역을 위한 길을 열었다"고 전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80년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맺어왔지만 지난 2018년 사우디계 미국인인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암살당한 뒤 미국이 그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 악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초 취임 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사우디와 정상급 교류를 하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 방문했다.

앞서 지난 13일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을 떠난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이스라엘에서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다는 내용의 공동협약에 서명했다. 15일 오전에는 요르단강 베들레헴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과 만나 3억1600만달러(약 4191억원) 가량의 추가 원조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수십 년에 걸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을 끝내기 위한 구체적인 평화협상 계획은 들고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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