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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산을 보면서…서양은 두려워했고, 동양은 위로받았다[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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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와 풍경의 세계

윤철규 지음
미진사

어떻게 동양의 산수화와 서양 풍경화를 나란히 다룰 생각을 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미술전문기자로 활동하고 17~18세기 일본 미술사를 공부한 저자가 오랜 공부 끝에  '산수'와 '풍경'을 초점을 맞춰 서양과 중국 미술사를 정리했다.

산수화에서 자기만의 화풍을 이룬 동원과 이성, 이당, 황공망 등 중국화가 7인과 반 에이크, 니콜라 푸생, 존 컨스터블, J.M.W. 터너, 클로드 로랭, 카미유 코로 등 유럽 풍경화가 7명을 함께 다룬다. 산수화에서 산(山)이 이상향, 정신세계의 또 다른 표상이었다면, 서양의 풍경화에서 산은 인간의 시선에서 공포, 불안의 대상이었다가 아름답고 숭고하며, 위안을 주는 존재로 바뀌었다.

동서양에서 '산수'와 '풍경'은 그냥 오지 않았다. 시대를 지배한 철학(종교)과 신화, 과학기술, 미(美)에 대한 인식 등과 얽혀 끊임없이 '발견'돼 왔다. 책은 두 그림 세계가 무엇이 다르고, 같은가를 섣불리 논하지 않는다. 대신 '자연' 그림에 도통했던 동서양 14인의 거장들이 각각 어떻게 새 시대를 열었는지 흥미진진하게 전해준다. 책이 다루지 않는 겸재의 산수화, 모네의 정원 그림도 이전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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