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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달 기준금리 1%P 인상 가능성…6월 소비자물가 9.1% 급등에 충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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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9%대 물가’. ‘1%포인트 금리 인상’. 그야말로 불가능한 숫자들의 향연이다. ‘물가 쇼크’에 시장은 극약 처방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1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6~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80.9%까지 치솟았다. 전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9.1% 급등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반면에 전날 92.4%였던 기준금리 0.75%포인트 가능성은 하루 만에 19.1%로 쪼그라들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6월 미국 CPI 상승률이 9.1%라는 상상 그 이상의 숫자를 보여주자, 시장은 불가능한 시나리오로 여겼던 이른바 ‘울트라 스텝’(한 번에 1.0%포인트 인상)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9%대 물가 상승률은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처음이다.

물가와의 전쟁에 나선 Fed는 더 칼날을 벼릴 태세다.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0.75%포인트를 인상(자이언트 스텝)했지만 지난달 물가 상승세를 보면 역부족임이 드러나서다.

블룸버그통신은 “Fed가 인플레이션을 제압하기 위해 90년대 초 콜금리를 도입한 이래 30여 년 만에 1.0%포인트라는 역사적으로 가장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인은 고물가에 분노하고, 전문가는 Fed의 뒤늦은 초기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무라증권 역시 7월 FOMC 회의에서 Fed가 1.0%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새로운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악화했음을 시사하며 정책 입안자가 금리 인상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은행 총재들도 잇따라 1.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입에 올리고 있다. 이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수 있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이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7월 금리 인상 폭은 0.75%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더 높아지고 소비 지출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더 큰 폭(1.0%포인트)의 인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1.0%포인트 금리 인상이란 극약 처방을 꺼내 든 곳도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13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인상했다. 캐나다가 이 정도 폭으로 금리를 올린 건 23년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4월과 6월에도 각각 0.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캐나다 기준금리는 연 2.5%로 미국(연 1.5~1.75%)보다 높다.

시장이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지만 기준금리 ‘1.0%포인트 인상’이 쉽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다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Fed가 13일(현지시간) 발간한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베이지북은 FOMC의 주요 참고자료다. 베이지북은 “경제 활동은 지난 5월 중순 이후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늘었지만 몇몇 지역은 수요 둔화의 조짐이 커지고 있다”며 “5개 지역에서는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지는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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