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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뉘앙스 달라졌다…이자장사 경고 대신 "고맙다"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1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에서 방문한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1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에서 방문한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을 방문해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전날 한국은행의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ㆍ소상공인의 금융 애로를 점검하는 차원이었다.

이 원장은 영업점 내 회의실에서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은행이 취약 차주(대출자)를 지원하는 건 복지 차원이 아니다”며 “6개월에서 1년 정도 경기 침체 기간을 차주가 버텨내야 은행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상생 차원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대문시장의 안경점, 김밥집 등 다양한 업종의 소상공인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고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은행과 협력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3일에도 “은행은 주주의 이익과 공적 기능을 동시에 담당해야 한다”며 은행이 취약차주를 관리할 책임이 있단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영업점 채무상담 창구의 직원 자리에 앉아 금융소비자에게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금리상한형주담대는 시장 금리가 크게 오르더라도 차주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연간 0.75%포인트, 5년간 2%포인트까지만 올리도록 제한하는 상품이다.

당초 이 상품은 이달 15일까지만 한시적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금감원과 은행연합회가 협의해 판매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판매 마감 시점은 각 은행 자율에 맡겼다. 일부 은행은 연간 금리상승 제한폭을 최저 0.45%포인트로 낮췄다. 이 상품에 새로 가입하거나 기존 대출에 특약을 추가하려면 가입 비용으로 0.15~0.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부담해야 했는데 이는 1년간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그동안 은행권 대상으로 ‘이자장사’ 경고를 쏟아냈던 이 원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격려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금융권이 정부 차원의 대책 이외에 자율적으로 취약차주 보호와 부담완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최근 신한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이 다양한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신한은행이 연 5%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를 연 5%로 일괄 조정하는 등 은행권이 잇따라 이자 부담 경감 지원책을 내놓은 것을 격려하는 동시에 다른 금융사에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원장은 거듭 취약계층을 위한 은행권의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금융권에서 운영 중인 신용대출119 등 각종 취약차주 지원 프로그램이 더욱 실효성 있게 작동해 취약차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세심하게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출처가 불명확한 거액의 외환거래가 적발된 사건에 대해 이 원장은 “조사 진행 상황을 계속 보고받고 있는데 아직 검사가 종결되지 않은 시점이라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긴 어렵다”며 “어떤 외환거래인지 살펴보는 과정에서 감독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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