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41년만에 최악 물가 쇼크…"코스피 2100 갈수도" 우울한 전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발(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충격 여파에 하락 출발한 국내 주식시장이 낙폭을 줄이며 코스피 2330선을 지켰다. 다만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1%포인트 인상할 수 있단 우려가 퍼지자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21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7% 내린 2322.32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7% 내린 2322.32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27% 내린 2322.32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1% 가까이 하락(2307.69)하며 2300선 코앞까지 주가가 내렸으나 오후 외국인 ‘사자’에 힘입어 하락 폭을 축소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14일 3980억원, 105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기관은 홀로 5345억원어치 매물 폭탄을 쏟아내며 주가 하방 압력을 키웠다.

코스피가 널뛰기 장세를 보인 건 13일(현지시각) 발표한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전날 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올랐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8.8%)를 웃돈 수치로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역대급 상승률로 시장에 충격을 안겼던 지난 5월(8.6%)보다도 0.5%포인트 높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13일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0.67% 내렸고, 나스닥(-0.15%)과 S&P500(-0.45%)도 하락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5.2원 내린 1312.1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5.2원 내린 1312.1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속도를 더 높여 경기 연착륙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두려워한다. 지난달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는 26~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0.7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1년 만에 9%대 물가 상승률을 본 현재 상황이 변한 셈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연방 기금 금리 선물에 따르면 7월 FOMC에서 1%포인트의 금리 인상 확률은 CPI 발표 전 12%에서 발표 후 79%로 높아졌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부 지역에서 경기 침체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Fed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 강도를 세게 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극심해진 변동성에 코스피가 2100선까지 밀릴 수 있단 전망도 나왔다. 14일 IBK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 하단을 2100으로 낮췄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하반기 증시는 다음 해 경제 성장률을 반영하는데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1.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가 경기 우려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같은 날 상상인증권도 코스피 전망을 기존 2300~2600에서 2150~2500으로 낮춰 잡았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7월 FOMC에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큰데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 금리 차가 더 벌어져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긴축 가속화 가능성이 커지자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5.2원 내린(환율은 오른) 1312.1원에 마감하며 1310원대를 다시 돌파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