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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빚 대책 세워라" 尹, 비상회의서 콕 찍은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민경제가 무너지면 국가 경제의 기본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1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고물가·고금리 부담이 서민과 취약계층에 전가되지 않도록 관계 기관은 각별히 신경 써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뒷배경엔 ‘다시 도약하는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이날 윤 대통령은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1.75%→2.25%)을 전날 단행한 것을 언급하면서 회의를 시작했다.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채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코로나로 대출이 늘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부동산 가격 폭등에 불안한 마음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산 서민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한 청년들”을 차례로 언급했다. 이어 “모두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한 윤 대통령은 이로 인한 가파른 이자 부담 등이 “고스란히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대회의실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대회의실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그러면서 내놓은 게 소상공인 및 주거 관련 금융부담 경감책, 청년의 재기 지원을 위한 채무조정 등 금융지원 방안이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 채무는 대출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해 만기 연장·금리 감면 등을 통해 상환 부담을 경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금리 차입자에 대해서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저금리로 대출을 전환해 금리 부담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했다.

 주택담보대출자의 경우 “안심전환대출 제도를 조속히 실행해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장기 고정금리 대출 전환을 통해 금리 상승 부담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청년층 부담에 대해선 “연체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 이자 감면, 원금 상환 유예 등 청년 특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청년 안심전환 대출을 통해 상환 부담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높은 집값에 좌절한 청년층 다수가 ‘빚투’에 나섰다가 최근 주식 및 가상자산 시장 급락으로 투자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 할 사회적 비용은 커질 것이고, 우리의 미래인 청년 세대들은 꿈과 희망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친 뒤 “금융 리스크는 비금융 실물 리스크와는 달리 전파와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며 “늘 세밀하게 모니터해서 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적기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별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비롯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긴급 경제 대책 등을 주제로 한 고위 당정 협의회는 오는 17일 열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대회의실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대회의실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칩4’ 동맹에 참여할지에 대해 “미국은 작년 6월 공급망 검토보고서에서 반도체 분야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강조했다”며 “미국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칩4는 미국·한국· 대만·일본 등 4개국 간의 반도체 협력을 확대하고 강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꺼낸 구상이다. 19일 방한하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관련해 ‘한미 통화스와프가 검토되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어려운 국제 경제 상황이나, 한국이나 미국 상황 등과 관련해 나오는 여러 현안을 하나하나 짚어볼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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