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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최악 버전 '켄타우로스'...국내서도 첫 확진자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월 10일 인도 케랄라주에서 사람들이 기도하기 위해 모여있다. 연합뉴스

4월 10일 인도 케랄라주에서 사람들이 기도하기 위해 모여있다. 연합뉴스

현재까지 확인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중 최악의 버전이라 불리는 ‘BA.2.75(켄타우로스) 변이’에 감염된 확진자가 한국에서도 나왔다. 켄타우로스 첫 감염자는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60대 한국인 남성이다. 이미 국내에 이 변이가 상당히 퍼져있을 것을 보인다. 강력한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을 무기로 세력을 넓혀가는 BA.5 변이에 더해 켄타우로스까지 퍼진다면 재유행의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여행 이력 없는 60대 한국인 남성

인천 거주 60대 남성 국내 첫 켄타우로스 확진자 

14일 오후 질병관리청은 오미크론 세부계통 중 하나인 켄타우로스 변이가 국내에서 첫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인천에 거주 중인 60대 A씨로 지난 8일부터 증상이 발생해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증으로, 현재 재택치료 중이다. 당국은 A씨가 감염 가능 기간 중 해외여행 이력이 없고 동거인 1명과 지역사회 접촉자 3명이 확인됐으나,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감염 경로는 심층 조사 중이다.

이번 사례는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코로나19 확진자의 검체를 표본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방역당국은 변이 감시를 위해 매주 1500건 이상의 확진자 검체를 무작위로 표본 추출해 유전자 분석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A씨의 검체가 분석 대상에 든 것이다. 보건환경연구원 측은 지난 13일 오후 켄타우로스 감염자로 의심된다는 결론을 내렸고, 질병청이 14일 추가 분석에 들어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이 변이의 정보가 알려진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보건환경연구원이 상당히 빨리 잡아낸 건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정확한 유입 경로와 지역 사회 확산 정도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 역학조사와 함께 이전 검체 데이터들을 다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해외 이력이 없는 사람이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됐다는 건 이미 그 전에 누군가에게 감염됐다는 건데 증상이 별로 없어 모르고 지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인도서 BA.5보다 확산 속도 3배 빨라

코로나19 변이별 사례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CoVariants.org]

코로나19 변이별 사례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CoVariants.org]

BA.2의 또 다른 하위 변이인 켄타우로스는 지난 5월 26일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후 인도(90건), 영국(11건), 미국(5건), 캐나다(4건), 인도네시아(3건), 뉴질랜드(2건), 호주(1건), 일본(1건), 네팔(1건), 터키(1건) 등 10개국 119건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이 변이가 이전 변이들과는 다르다는 의미에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이름을 따 ‘켄타우로스‘(Centaurus)’란 별칭을 붙였다.

가장 큰 특징은 빠른 전파력이다. 인도 과학산업연구협의회 산하 유전체ㆍ통합생물연구소(CSIR-IGIB)의 과학자 리피 투크랄은 해당 변이가 인도에서 거리가 떨어진 여러 지역에서 확인됐고 다른 변이보다 퍼지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아칸소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 내 켄타우로스의 확산 속도는 BA.5 대비 3.24배에 이른다. 미국 의료센터인 메이요클리닉의 임상바이러스학 책임자매슈 빈니커는 “결론을 내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 “인도에서 전파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BA.2.75 변이는 이전 하위변이와 비교해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아 바이러스가 더 효과적으로 세포와 결합하고 백신이나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회피할 수 있어 돌파 감염이나 재감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학연구기관 스크립스연구소의 에릭 토폴 소장은 BA.2.75에 대해 “BA.5보다 돌연변이가 8개가 더 많고 상당수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N-터미널에 위치해 우리가 지금 보는 것보다 면역 회피가 더 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확산 초기여서 다른 오미크론 하위변이와 비교해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지 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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