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곡동 피살주부 유족에 정부 배상 책임”…대법, 1·2심 뒤집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7.14 12:39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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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곡동 주부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들에게 정부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심과 2심은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중곡동 주부 살인 사건’ 피해자 A씨의 남편과 자녀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살해범 서진환(53)씨는 2012년 8월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 가정집에서 자녀를 어린이집 버스에 태워주고 돌아온 30대 주부 A씨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흉기로 살해한 혐의(강간살인 등)로 기소됐다.

유족들은 “서씨가 2004년 강도강간죄로 재판을 받을 당시 법 적용이 잘못돼 3년 이상 일찍 출소했다. 제대로 형을 선고했더라면 2013년에야 출소할 수 있어서 지난해 범행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유족들은 2004년 검찰이 서씨를 잘못 기소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서씨가 강간치상죄로 복역하고 출소한 지 3년이 안 돼 다시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으로 가중처벌해야 하는데 형법상 누범가중조항을 적용해 기소했고, 서씨는 일찍 출소해 9개월 만에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1심은 서씨의 이전 범행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흡했다는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수사과정 등에서의 미흡한 점과 이 사건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 역시 “피고 소속 수사기관 또는 보호관찰소 측의 제반 조치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국가배상책임을 져야 할 정도로 객관적 정당성이 결여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경찰관의 최초 범행 장소 부근 부착장치자에 대한 확인조치 미흡 부분, 보호관찰관의 주기적 감독 미시행 부분은 현저한 잘못으로써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며 A씨 유족측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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