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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美 공군기지 활주로 달궜다…한·미 첫 F-35A 연합훈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스텔스 전략 무기들이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총출동했다.

한ㆍ미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가 첫 연합훈련에 나서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2 스텔스 폭격기가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중추인 호주에 배치됐다.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최근 연일 방사포(다연장로켓의 북한식 표현)를 쏘는 등 긴장을 높이고 있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날린 셈이다.

공군은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미 공군과 영공 내에서 F-35A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해 다수의 전투기가 참가하는 연합비행훈련을 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한·미 양국 공군의 F-35A 전투기가 편대 비행을 하는 모습. [사진 공군]

공군은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미 공군과 영공 내에서 F-35A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해 다수의 전투기가 참가하는 연합비행훈련을 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한·미 양국 공군의 F-35A 전투기가 편대 비행을 하는 모습. [사진 공군]

14일 공군은 한ㆍ미 양국 군의 F-35A 전투기를 포함한 다양한 전투기들이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한국 영공 내에서 연합 비행훈련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공군의 F-35A, F-15K, KF-16, FA-50과 미 공군의 F-35A, F-16 등 총 30여 대의 전력이 참가했다.

앞서 미국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미 공군 F-35A 전투기 6대는 지난 5일 전북 군산의 미 공군기지에 열흘간 일정으로 배치돼 사실상 한ㆍ미 간 연합훈련이 예고됐다.

지난 12일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한·미 연합 비행훈련을 위해 청주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 공군]

지난 12일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한·미 연합 비행훈련을 위해 청주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 공군]

이처럼 미 공군 F-35A가 한반도에 일시 배치돼 훈련에 나선 건 지난 2017년 12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북한이 다량의 미사일을 쏘고 같은 해 9월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따른 조치였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항공모함 3척을 동시에 한반도 주변 해역에 집결시키는 등 유례 없는 고강도 대응에 나섰다.

한ㆍ미 공군은 지난 3월 25일에는 각각 F-35A 전투기를 대규모로 동원해 지상 활주 훈련인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ㆍ코끼리 걸음)’에 나서기도 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튿날이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들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가 시간이 흐를수록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 공군이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서 지난 3월 25일 F-35A 스텔스 전투기 42대를 동원해 지상 활주 훈련인 '엘리펀트 워크(코끼리 걸음)' 훈련을 하고 있다. 같은 날 한국 공군도 F-35A 30대를 동원해 같은 훈련을 가졌다. [사진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미 공군이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서 지난 3월 25일 F-35A 스텔스 전투기 42대를 동원해 지상 활주 훈련인 '엘리펀트 워크(코끼리 걸음)' 훈련을 하고 있다. 같은 날 한국 공군도 F-35A 30대를 동원해 같은 훈련을 가졌다. [사진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이번 훈련은 이달 초 결정됐을 만큼 전격적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5월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해 전략자산 전개에 양국 정상이 합의한 이후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이번 훈련도 후속 조치 차원에서 계속 협의해오다 최근 확정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크게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이번 연합훈련과 관련해 ‘불을 즐기는 자는 불에 타죽기 마련’이라는 제목의 글까지 냈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 책동으로 조선반도(한반도)엔 임의의 순간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극히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위협했다.

14일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과 관련해 “훈련은 전쟁을 막기 위해서 대비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전쟁이 날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북한 핵위협이 전쟁 위기를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B-2는 북에 최악의 무기"

이런 가운데 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 중 하나인 B-2 스텔스 폭격기가 최근 호주 브리즈번 외곽 앰벌리 공군기지에 임시 배치됐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측은 “(B-2 배치는)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모든 잠재적 위기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태세 향상과 관련이 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 견제는 물론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하는 성격이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양욱 박사는 “미국의 핵 3축(nuclear triad)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전략자산인 핵폭격기를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배치한다는 건 그만큼 견제해야 할 위협이 존재한다는 뜻”이라며 “B-2는 핵폭격기이면서 스텔스 능력까지 갖춰 북한 입장에선 최악의 무기”라고 짚었다.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본토 미주리의 화이트맨 공군기지에 있던 B-2 스텔스 폭격기를 지난 10일 호주 앰벌리 공군기지에 임시 배치했다고 밝혔다. [사진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본토 미주리의 화이트맨 공군기지에 있던 B-2 스텔스 폭격기를 지난 10일 호주 앰벌리 공군기지에 임시 배치했다고 밝혔다. [사진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북한의 무력시위가 강해질수록 미국의 대응 수위가 단계별로 올라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미군 소식통은 “최근 B-1B를 배치했던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B-2를 연내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2가 호주 기지에서 이륙해 평양 상공까지 오는 데 걸리는 비행시간은 10시간 정도인데 반해, 괌에선 절반인 5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가 느낄 공포감이 커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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