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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계 '이준석 사태' 일제 포화…"권력놀음 빠지면 죽음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광주에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 행적이 확인된 것은 지난 8일 이후 6일 만이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광주에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 행적이 확인된 것은 지난 8일 이후 6일 만이다. 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징계를 계기로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유승민계’ 인사들이 연이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8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의결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펴는 동시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그룹을 비판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아웅다웅 찰나의 권력 놀음에 빠져 ‘골목 치킨 게임’을 벌이면 그저 다 같이 죽을 뿐”이라는 글을 남겼다. 초선인 김 의원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수행단장을 맡았다. 그는 과거 ‘친이계-친박계’, ‘친박계-비박계’ 간 갈등을 언급하며 “이명박 정부의 숨은 실세들은 ‘당내 정적 박근혜’를 제거하거나 대체할 인물 발굴에 매진했지만 그럴수록 ‘미래 권력 박근혜’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고 했다. 이어 “진작 ‘라이벌 박근혜’를 ‘파트너 박근혜’로 포용했다면 이명박 정부도 더 나은 성과와 더 후한 평가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의 징계 문제를 일종의 계파 갈등으로 본 것이다. “징계의 배후에 윤핵관 그룹이 있다”고 의심했던 이 대표의 주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당내 대표적인 친유계로 꼽히는 김세연 전 의원도 지난 11일 공개된 일간지 칼럼을 통해 공개 비판을 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 중징계는 지난해 보궐선거를 계기로 편입된 신흥 주력 2030세대에 대해 동맹 파기를 선언한 것으로 읽힌다”며 “이 대표의 2030 커뮤니티에 대한 구조 요청에 호응이 크면 만성적인 내전 상황으로, 약하면 보수정당 역사상 가장 쪼그라든 외연을 가졌던 자유한국당 시절로 회귀할 것”이라고 적었다.

과거 유승민계였지만 대선 경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하태경 의원은 지난 8일 징계 직후 페이스북에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 대표를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징계한 건 부당하고 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건 극렬 유튜버의 농간에 발맞춘 윤리위”라고 썼다. 지난 1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선 “6개월 징계이기 때문에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할 이유는 안 된다”며 당내 일각의 이 대표 사퇴론에 반박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광주에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님이 무등산 서석대에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서석대에서 촬영한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광주에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님이 무등산 서석대에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서석대에서 촬영한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유승민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김웅 의원은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결정된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다 짜고 치는 것 아니냐”며 항의성 발언을 한 뒤 퇴장했다. 그는 지난 9일엔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사진과 함께 “남이가 진 앞에 출몰하면서 사력을 다하여 싸우니 향하는 곳마다 적이 마구 쓰러졌고 몸에 4~5개의 화살을 맞았으나 용색이 태연자약하였더라”라는 글을 적었다. 이 대표를 젊은 나이에 정적의 모함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남이 장군에 비유한 것이다.

유승민계 정치인뿐 아니라 유 전 의원도 직접 나서 이 대표 징계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징계 이튿날인 지난 9일 대구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윤리위원회나 윤핵관들은 조폭과 같다”고 원색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정말 ‘정치 보복이다. 투사구팽이다’ 비난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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