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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격범 "통일교 비난 노렸다"…모친 10억 기부에 분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습격하면 종교단체에 비난이 집중될 것을 노렸다는 야마가미 데스야(山上徹也·41) 용의자 진술이 전해졌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14일 어머니가 신자로 등록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에 대한 원망을 갖고 있던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약 10억원 기부…집과 땅 매각, 부친 생명보험도 

지난 8일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 [AP=연합뉴스]

지난 8일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 [AP=연합뉴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1998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신자로 등록했다. 야마가미가 10대 때 일로, 당시 야마가미의 부친이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부친이 운영하던 건설회사를 어머니가 물려받아 운영했다고 한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모친은 상속받은 토지와 집 등을 모두 매각했다. 실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당시 2곳의 토지를 상속받았지만, 이듬해 모두 판 것으로 전해졌다.
야마가미 어머니가 대표로 있던 건설회사는 2009년에 해산됐고, 어머니는 2014년 8월에 파산선고를 받았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종교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총 1억엔(약 10억원)가량으로, 이 중에는 야마가미 부친의 생명보험 5000만엔(약 5억원)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이와 관련해 종교단체로부터 기부금의 절반가량인 5억원은 수년에 걸쳐 야마가미 모친에 반환했다는 해명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검은색’ 화약 인터넷서 보고 만들었다 주장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 올라있는 동영상을 보고 총과 화약 등을 제조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언론은 아베 전 총리 피격 당시 현장에서 목격된 '펑'하는 소리와 연기는 통상 총기 사용 때 발생하는 소음이나 연기와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 NHK는 실제 야마가미가 질산암모늄을 섞어 ‘검은색 화약’을 인터넷을 보고 직접 제조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질산암모늄은 화약이나 폭탄 원료로 쓰이는데, 여기에 유황과 목탄 등을 섞어 검은빛이 나는 화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질산암모늄은 폭탄 원료로 쓰이기도 하지만 비료에도 쓰여 쉽게 구할 수 있다.

8일(현지시간)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남성이 범행 직후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남성이 범행 직후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범행 초기부터 종교단체 대표를 노렸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던 야마가미가 실제로 행동에 나선 정황도 포착됐다. 조사에서 야마가미는 종교단체 대표가 수년 전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화염병을 준비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아이치현(愛知)에서 열린 행사장에 찾아가 화염병으로 테러하려 했지만, 신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 경찰은 지난 13일 나라(奈良)시 사건 현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90m 떨어진 주차장 벽면에서 최소 3개의 탄흔을 찾았다고 밝혔다. 오후 3시에 이뤄진 정밀 조사에선 벽면 4m, 8m 위치에서 탄환 같은 금속 조각도 발견됐다. 일본 경찰은 야마가미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오랜 시간 원한을 품은 것으로 보고, 아베 전 총리의 습격으로 이어지게 된 경위를 자세히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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