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벼운 몸으로 더 높이… 세계선수권 나서는 우상혁

중앙일보

입력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4위에 오른 우상혁. [뉴시스]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4위에 오른 우상혁. [뉴시스]

더 가벼워진 몸으로 더 높이 날아오른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세계선수권 금메달에 도전한다.

2022 세계육상선수권이 15일(한국시간)부터 24일까지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다. 육상선수권은 홀수 해에 2년마다 열리지만, 2020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미뤄지면서 이번 대회도 1년 연기됐다. 한국은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과 남자 마라톤 오주한(34·청양군청), 20㎞ 경보 최병광(31·삼성전자) 등 3명이 출전한다.

남자 높이뛰기 예선은 16일 오전 2시 10분 열린다. 출전자 32명 중 결선에 오를 수 있는 선수는 12명이다. 2m31을 넘거나 상위 12명 안에 들면 19일 오전 9시 45분 열리는 결선에 오른다.

우상혁은 강력한 우승 후보다. 세계육상연맹은 우상혁을 2020 도쿄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와 함께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실외 기록 기준으로는 출전 선수 중 8위지만 최근 흐름이 좋다. 안방의 이점이 있는 주본 해리슨(23), 셸비 매큐언(26·이상 미국) 등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달 KBS배에 출전한 우상혁. [뉴스1]

지난달 KBS배에 출전한 우상혁. [뉴스1]

우상혁은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의 한국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육상 트랙·필드 역대 최고인 4위에 올랐다. 올림픽 직전에야 출전권을 딸 정도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2년간 해외 대회에 출전하면서 쌓은 경험과 자신감이 폭발했다. 아쉽게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활짝 웃으며 거수 경례를 하는 모습 덕분에 '스마일 점퍼'란 별명까지 얻었다.

우상혁은 올해 한층 더 성장했다. 지난 2월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실내 투어 경기에서 2m36을 뛰어넘었다. 3월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2m34)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했다. 올해 실내 대회 1, 2, 3위 기록을 모두 우상혁이 갖고 있다.

실외에서도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초청받는 다이아몬드리그 1차 대회에서 2m33을 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쟁자인 바심과 탬베리가 모두 출전했지만 이겨냈다. 올해 실외 대회 기록은 매큐언과 함께 공동 2위. 최고 기록(2m34) 보유자 일리야 이바뉴크(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불참한다.

김도균 코치(왼쪽)와 우상혁. [올림픽사진취재단]

김도균 코치(왼쪽)와 우상혁. [올림픽사진취재단]

김도균 코치와 우상혁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는 체중이다. 키 188㎝의 73~74㎏ 정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림픽 직전엔 69.5㎏까지 떨어트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우상혁은 올림픽 경기 다음 날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해 체중 관리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샐러드만 먹고, 파스타는 소스 없이 면만 먹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좋아하는 치킨을 먹고 싶다"고 했다. 선수촌에 돌아온 뒤 가장 먹은 금식도 컵라면이었다.

우상혁은 올림픽 이후 미뤄뒀던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김도균 코치도 우상혁에게 충분한 휴식과 여유를 줬다. 그러면서 체중이 82~83㎏까지 불어났다. 대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향상시켰다.

세계선수권을 앞둔 우상혁은 다시 식단 관리에 들어갔다. 대신 이번엔 천천히 체중을 조절했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채소 위주로 섭취했다. 지난달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까지 6개월 동안 15㎏ 정도를 감량해 67㎏을 만들었다. 경기 당일엔 이보다 더 가벼운 몸으로 바를 넘을 계획이다.

한국 선수로 메달을 따낸 선수는 경보의 김현섭 뿐이다.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20㎞ 경보에서 6위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이후 도핑 재검사에서 금지약물성분이 검출된 선수가 대거 나와 2019년 뒤늦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는 아직 없다.

우상혁은 "많이 응원해주시면 그 힘을 얻어서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무거운 메달을 들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끊임없이 '최초'를 만들어냈던 우상혁은 최초의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