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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공놀이? 이걸로 놀자" 에너지 넘치는 아이 놀아주는 법

중앙일보

입력 2022.07.14 06:00

업데이트 2022.07.14 11:02

“아빠! 놀이터 나가자.”
토요일 아침, 석현이와 아빠는 놀이터에 갔다. 석현이는 철봉에 원숭이처럼 대롱대롱 매달리고, 미끄럼틀과 그네도 신나게 탔다. 석현이가 노는 동안 아빠는 벤치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야구 경기를 봤다.
마침 놀이터에 친구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석현이와 친구들은 즐겁게 뛰어다니며 잡기 놀이를 했다. 놀이가 한참 무르익자 신이 난 아이들은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가고, 그네를 꽈배기처럼 꼬아서 타기도 했다. 아빠는 아이들이 다칠까 봐 걱정됐지만, 잘 노는 아이들에게 괜히 참견하는 것 같아서 모른 체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얼음 땡 놀이를 시작했다. 석현이는 술래가 되어 친구를 잡으러 쏜살같이 뛰었고, 도망가던 친구의 머리를 세게 치며 “잡았다!”라고 외쳤다. 머리를 맞은 친구가 석현이를 밀쳤다. 순식간에 즐거운 놀이는 싸움으로 번졌다. 아이들의 다툼 소리를 들은 아빠는 곧장 뛰어가 중재시킨 뒤, 석현이를 데리고 돌아왔다.
집에 오자 심심해진 석현이가 작은 공을 들고 와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우리 놀아요. 식탁 밑에 공을 먼저 넣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 해요.”
작은 공이었지만, 아빠는 순간 고민이 되었다. 천장에 부딪혀 전등이 깨질까 봐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설마 그런 일이 생기겠어?’ 잠시 고민하던 아빠는 석현이와 공놀이를 시작했다.
한참 놀이를 하던 중, 석현이가 공을 세게 차서 주방으로 날아갔다. 그때 식탁에 있던 컵이 공에 맞아 와장창 깨져버렸다. “그러니까 내가 조심해야 한다고 했지!”
놀이터에서부터 아이가 위험하게 노는 것을 지켜본 아빠는 불쑥 화가 났다. 그런데 깨진 유리 조각을 치우고, 감정이 조금 가라앉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놀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내가 너무 아이를 혼낸 건가?’

아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신체 놀이를 합니다. 달리기, 잡기 놀이, 미끄럼 타기, 공 차기 등 몸을 이용해 하는 놀이에는 장점이 정말 많아요. 우선 대근육과 순발력, 운동능력이 좋아지고요. 미끄럼틀을 타고, 철봉에 매달리고, 술래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면서 저절로 신체 조절 능력이 향상됩니다. 한바탕 뛰어놀고 나면 에너지 발산이 되면서 체력까지 함께 좋아지죠. 또 자기 조절력에도 도움이 됩니다. ‘얼음 땡’같은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규칙을 익히고, 술래에게 잡혀서 속상할 때도 놀이를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하는 힘을 기를 수 있거든요.

이렇게 유익한 신체 놀이가 양육자에게는 유독 힘들게 느껴지곤 합니다. 다른 놀이에 비해 체력이 더 요구되고, 놀이가 고조될수록 아이들의 흥분지수도 높아져서 다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죠. 그만큼 신체놀이를 할 때는 유의해야 할 점이 많은데요. 오늘은 아이와 즐겁게 신체 놀이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이렇게 놀아주세요.

①놀이터에서는 아이를 잘 지켜봐 주세요.
놀이터는 아이를 풀어놓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양육자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은 아이가 어떻게 놀이를 하는지 지켜보지 않고, 석현이 아빠처럼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요. 그런데 양육자는 반드시 아이의 놀이를 잘 지켜봐야 합니다. 물론 아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일거수일투족 간섭을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요. 이웃과 대화를 나누고,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할 때도 아이를 수시로 지켜보며 관찰해야 한다는 겁니다.

석현이의 경우를 살펴볼까요? 석현이는 신나게 놀다가 위험한 행동을 했어요.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가고 그네를 꽈배기처럼 꼬아서 탄 거죠. 자칫하면 다른 아이들과 부딪혀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빠는 참견한다는 생각에 그냥 넘어갔죠. 사실 이런 순간에 아빠는 아이에게 그건 위험한 행동이라는 걸 알려줘야 해요. 이렇게요.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가면 위에서 내려오는 친구와 부딪혀서 다칠 수 있어. 그래서 거꾸로 올라가면 안 돼.”
“그네를 꽈배기처럼 꼬아서 타면 옆에 있는 친구가 불편할 수 있어. 잘못하면 부딪힐 수도 있고. 혼자서 그네를 탈 때는 괜찮지만, 옆에 친구가 있다면 그네를 꼬아서 타는 행동은 하지 말자.”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할 때는 그 자리에서 그 행동이 왜 위험한지 설명하고, 올바르게 놀이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해요. 그래야 아이들이 다치지 않거든요. 스스로 안전하게 놀이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사회성의 기본이 되는 자기조절 능력도 키울 수 있고요.

②놀이를 시작하기 전, 미리 제한을 설정해요.  
아이들은 신체 놀이를 할 때 곧잘 흥분합니다. 놀이가 고조되면 거칠게 행동하다가 다치곤 하죠. 석현이도 얼음 땡 놀이를 할 때 그랬어요. 쏜살같이 뛰어다니고, 친구의 머리를 때리기도 했죠. 결국 화가 난 친구는 석현이를 밀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공으로 놀이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석현이가 흥분한 나머지 공을 발로 차는 바람에 유리컵이 깨졌어요.

이렇게 위험한 상황을 방지하려면 신체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제한을 분명히 설정해줘야 해요.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요. 예를 들면 이렇게요. ‘얼음 땡 놀이를 할 때 친구의 머리는 때리지 않기, 밀치지 않기, 친구의 옷 잡아당기지 않기’ 등의 규칙을 명확하게 정한 후 놀이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가 집에서 공놀이를 하려고 할 때도, 공을 다른 놀잇감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실내에서는 물건이나 전등이 깨질 수 있어서 공놀이를 하는 게 위험하니까요. 아이에게 “공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놀잇감이 있을까?”라고 질문해 보세요. 아이가 골똘히 생각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듬뿍 칭찬해주시고요.

만약 아이가 의견을 내지 못하면 양육자가 몇 가지 제안을 해줍니다. “신문지나 풍선으로 하면 어떨까?”라고 말이죠. 풍선은 둥글게 불어서 놀이를 할 수 있고요. 신문지는 잘게 찢어서 둥글게 말아 테이프로 붙이면 훌륭한 종이 공이 되거든요. 이렇게 제한을 설정해야 아이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안전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즐겁게 놀이할 수 있어요.

③언어를 사용하는 놀이도 함께해요.  
바깥에서 뛰어노는 신체 놀이를 하느라 역할 놀이나 보드게임 등 언어를 이용한 상호작용 놀이의 빈도가 적은 아이들이 있죠. 주로 활동량과 에너지가 많은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신체 놀이만 많이 할 경우, 아이는 몸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만 익숙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어린이집, 유치원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 한정된 놀잇감으로 놀아야 할 때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요. 친구와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부족해서요. 아이가 몸으로 노는 걸 좋아하더라도 집에서는 언어로 상호작용하며 놀이하는 빈도를 늘려주세요. 그래야 균형 잡힌 발달이 이루어집니다.

신체 조절력을 키우는 놀이, 이런 게 있어요. 

①색깔판 놀이
먼저 여러 가지 색깔의 부직포나 시트지를 이용해서 둥근 색깔판을 여러 장 만들어 주세요. 만든 색깔판은 바닥에 펼쳐줍니다. 그리고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노래를 부르며 색깔판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놀이를 하는 거예요. 이때 양육자 중 한 사람은 사회를 봅니다. 사회자가 노래를 빠르게 부르면 아이도 빨리 움직이고, 천천히 부르면 아이도 천천히 움직입니다. 이때 다양한 지시를 함께하면 더 재미있어요. “모두 빨간색 색깔판에 올라가세요”, “남자만 초록색 색깔판에 올라가세요”처럼요.

②트위스터 게임

회전판을 돌려나온 결과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보드게임으로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습니다. 회전판에는 다양한 신체 지시사항이 쓰여 있고요. 매트에는 갖가지 색깔의 원이 그려져 있습니다. ‘왼쪽 발을 노란색 칸에 두세요’, ‘오른쪽 손을 빨간 칸에 두세요’ 등의 지시사항에 맞춰 몸을 움직입니다. 게임 중 무릎이나 발꿈치가 매트에 닿거나 넘어지면 탈락이에요. 각 지시사항에 맞춰 몸을 움직이지 못해도 탈락이고요. 이렇게 게임을 해서 마지막에 남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온몸을 사용하는 게임이라 신체 조절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요.

③콩주머니 던지기
콩주머니를 게임판 안에 던지고, 이때 나오는 지시사항대로 몸을 움직이는 놀이예요. 먼저 전지를 한장 준비해 게임판을 그립니다. 예시로 4X4의 칸을 만들어 보았는데요. 칸의 개수는 자유롭게 정하셔도 됩니다. 게임판에는 즐거운 지시 사항을 써주세요.

게임판이 완성됐다면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한 뒤, 콩주머니를 던져서 나온 지시 사항을 수행합니다. 만약 콩주머니가 칸 밖으로 나가면 다시 던질 수 있어요. 게임에 익숙해지면 콩주머니를 뒤로 던지기도 하고, 발가락에 끼워서도 던져보세요. 혹시 콩주머니가 없다면 양말을 둥글게 말아서 사용하셔도 됩니다.
정리=성소영 객원기자 ssoy419@gmail.com, jung.sunean@joongang.co.kr

에너지 넘치는 아이, 이렇게 놀아주세요
① 놀이터에서는 아이를 잘 지켜보세요. 위험한 행동을 한다면 위험하다고 알려주고, 하지 말라고 제지해야 합니다.

② 놀이를 시작하기 전, 미리 제한을 설정하세요. 친구를 때리지 않기, 옷 잡아당기지 않기 등 해서는 안되는 규칙을 명확하게 정한 후 놀이를 하도록 하세요.
③ 몸으로만 논다고 생각하지 말고, 언어를 사용하는 놀이도 함께 하세요. 신체 놀이만 하면 생각이나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데에만 익숙해지거든요.몸으로 노는 걸 좋아하더라도 집에서는 언어로 상호작용하며 놀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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