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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치킨·라면이 왔어요…편의점업계 ‘공중전’ 시작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편의점에서 산 물건을 드론으로 받는 시대가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아직은 시작단계지만 관련 규정이 정비되고 기술 발전도 빨라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업체 간 ‘하늘길 배송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대 5㎏ 싣고, 최고 시속은 36㎞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13일 경기도 가평에 있는 ‘가평수목원2호점’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점포는 유통 업계 최초로 드론 관제시설을 갖춘 매장이다. 1층은 편의점, 2층은 관제실, 옥상은 드론이 이·착륙할 수 있는 비행장(헬리패드)으로 구성돼 있다. 배송지까지 항로 설정, 추적 조종 등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관제하기 때문에 높은 고도로 멀리까지 ‘비가시권 비행’으로 배달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드론 배송은 주변 펜션 단지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를 위해 펜션 한 곳(아도니스펜션)을 지정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소비자가 파블로항공 전용앱 ‘올리버리’를 통해 주문하면 드론이 지상에서 100m 높이로 해당 펜션까지 약 1㎞ 거리를 날아가는데 이륙부터 배송까지 3분 정도 걸린다.

드론 배송으로 주문할 수 있는 상품은 즉석치킨·삼겹살·음료 등 주요 상품 70여 개와 여행지에서 많이 찾는 해장·분식·비빔냉삼 등 ‘특별세트 3종’다. 배송비는 무료고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일몰 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드론에는 최대 5㎏까지 실을 수 있고 안전을 위해 시속 36㎞로 비행한다.

세븐일레븐 가평수목원 2호점에서 점원이 드론에 상품을 싣고 있다.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가평수목원 2호점에서 점원이 드론에 상품을 싣고 있다.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0월 드론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손잡고 드론 배송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박진용 파블로항공 드론배송센터장은 “비가시권 비행은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권역을 그라운드 컨트롤 시스템(GCS) 기반으로 자동 관제해 배송하는 것으로 별도 승인 절차를 거친다”며 “경로 설정부터 착륙지까지 통신이 끊기지 않고 운영돼야 성공적인 비행이 되는 배송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중 통신망(RF·LTE·위성)의 보완 기술을 적용하고 낙하산을 부착해 최적의 안전성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세븐일레븐은 다음 달 인근의 펜션 단지를 중심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드론도 1~2기 추가로 운영할 계획이다.

드론 배송 상용화, 남은 과제는

앞서 CU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지난 8일 강원도 영월의 ‘CU영월주공점’에서 근처 글램핑장으로 드론 배송을 시작했다. 드론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최종 목적지까지 비행해 배달하는 방식이다.

CU 관계자는 “도착까지 평균 10분이 걸리는데, 오토바이 배송과 달리 라이더 배차 대기나 교통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CU의 드론 배송은 가시권 비행으로 관제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별도의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8일 강원도의 CU영월주공점에서 약 3.6㎞ 떨어진 오아시스글램핑장까지 최대 탑재 중량 5㎏의 드론을 이용해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지난 8일 강원도의 CU영월주공점에서 약 3.6㎞ 떨어진 오아시스글램핑장까지 최대 탑재 중량 5㎏의 드론을 이용해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드론 배송은 교통체증이 없는 뻥 뚫린 하늘길을 통해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날씨 등 기상조건에 영향을 받고 추락 시 물건 파손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도심이나 공항, 보안시설 등 비행노선이 제한되는 구역도 많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달 신산업 규제 개선안을 발표하고 드론과 무인로봇을 배송 수단으로 허용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키로 했다. 현행법상 택배 사업은 이륜차와 화물차만 할 수 있는데, 앞으로 드론과 무인로봇도 생활물류 서비스 운송수단으로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현재 국토교통부 장관의 특별비행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드론 야간비행도 안전장비를 사용하면 가능하게 하는 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이미 도심에는 편의점이 많은 만큼 교외나 여행지·캠핑지 등 편의점 이용이 쉽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드론 배송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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