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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순방' 맞불, 이란 찾는 푸틴..."제재 회피 전략 배울 듯"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린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대통령이 에브라임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린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대통령이 에브라임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오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과 3자 회담을 갖고 시리아 분쟁 문제 등을 다룰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3국 정상은 시리아 평화 정착을 위한 '아스타나 프로세스'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2011년부터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에서 러시아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을 돕고 있고, 튀르키예는 시리아 서북부를 기반으로 한 반군을 지원 중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방문이 13일 시작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직후에 열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이 중동에서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에 맞서기 위한 목적이 있으며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거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동맹에 쐐기를 박고 싶은 뜻이 담겨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동맹을 찾는" 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푸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지난달 중앙아시아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9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이란과 러시아는 종종 함께 서방과 맞서며 이익을 취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엔 더 긴밀한 관계를 보였다. NYT에 따르면 지난달 푸틴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만났을 때 지난해 양국 교역이 81% 늘었다며 "우리의 관계는 깊고 전략적인 성격을 띤다"고 말했다. 이란은 오는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을 맞아 러시아와 중국이 주축인 이 다자안보그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푸틴의 이란 방문과 군사 협력 간의 연관성도 주목된다. 앞서 지난 11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이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공급하고, 이달 중 러시아군에 드론 사용법 등을 제공할 것이라는 믿을만한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외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드론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의 상황을 볼 때 개연성이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발표 후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일부 정교한 기술에서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미국 측 주장을 부인하지 않았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또 앞서 서방의 제재를 겪은 이란이 원유 수출을 위한 중요한 무역 경로 등 서방의 제재를 피하는 방법 등을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매체는 "스스로 미국이 부과한 제재를 탐색하는 전문가"라고 말하는 이란 정부 관리들이 러시아와 전략을 공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평화협상' 중재자를 자처해온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만나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와 흑해 연안을 공유하는 튀르키예는 이번 만남에서 러시아의 항구 봉쇄 해제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11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위한 해상 통로를 설치하라는 유엔 계획을 따르라고 했다고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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