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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테핑 혼선, 우리책임도”…대통령실서 나온 자성론..왜

중앙일보

입력

지난 12일 잠정 중단됐던 도어스테핑이 재개됐을 당시 모습.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취재진은 대통령과 7~8m떨어진 상태에서 큰 소리로 질문을 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 12일 잠정 중단됐던 도어스테핑이 재개됐을 당시 모습.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취재진은 대통령과 7~8m떨어진 상태에서 큰 소리로 질문을 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도어스테핑 중단 논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다. 우리가 반성해야 한다.”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 논란과 관련해 이와 같은 자성론이 제기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두 달간 이어오던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설명과 달리 하루 만에 재개되며 메시지 혼선 논란이 일었고, 야당에선 “갈피를 못 잡는 대통령실의 실태”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심각해 도어스테핑을 잠시 중단했지만, 윤 대통령의 소통 의지엔 변함이 없었다”며 “중단 배경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불필요한 논란이 초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소통 부족이 오해 초래했다" 

‘도어스테핑’은 전임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차별화하는 현 정부의 ‘대표상품’이라 불린다. 대통령실 참모들의 답답함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 대표상품이 오히려 비판의 소재가 되며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요인이 되고 있어서다. 특히 참모들 사이에선 이번 논란이 윤 대통령의 메시지 때문이 아닌 대통령실의 대국민, 대언론 소통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란 인식이 강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경호처의 요청을 받아들여 어쩔 수 없이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을 택했는데, 마치 소통을 회피하는 모습처럼 비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이전인 지난 8일 윤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코로나19 재확산 이전인 지난 8일 윤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 기자단 내부에서도 도어스테핑 중단 과정에서 소통 부족 문제가 제기됐었다. 도어스테핑이 중단되기 전날엔 대통령실에서 소수의 기자만 질문에 참여하는 ‘풀단 구성’ 요청이 왔지만, 당일(11일) 아침에 갑작스레 도어스테핑 중단 통보가 전달됐기 때문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주차장과 연결된 통로로 출근하며 기다리던 기자들과 마주치지 않았다. 당시 대통령실에선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경호처의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하고 윤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됐던 시점과 맞물리며, 여권에서도 불필요한 해석들을 초래했단 비판이 나왔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과 경호처의 입장에 대해 우리가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했어야 한다”며 “현재 대통령실엔 코로나 감염 우려로 대통령 직보를 하지 않거나 호텔에서 사는 참모들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12일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재개한 것도 ‘1층 로비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면 회피할 수 없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즉흥 재개가 아닌 윤 대통령의 평소 소통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며 “도어스테핑 메시지를 갖고 비판하는 건 충분히 수용할 수 있지만, 중단 논란으로 이슈가 커진 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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