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33·전주 KCC)가 펄펄 난 한국 농구가 ‘만리장성’ 중국을 넘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FIBA 랭킹 30위)은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이스토라 세나얀에서 열린 2022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중국(29위)을 93-81, 12점 차로 꺾었다.
한국은 대회 최다 우승팀(16회) 중국을 꺾었다. 중국은 ‘장신 센터’ 저우치(2m12㎝)를 비롯해 왕저린(2m12㎝) 등이 코로나19 여파로 결장했다. 저우치가 빠진 중국 골밑을 귀화선수 라건아가 공략했다. 포워드 강상재(원주 DB)와 가드 허훈(상무)도 지원에 나섰다.
26-28로 끌려가던 한국은 허훈의 3점 플레이, 허웅(전주 KCC)의 레이업슛, 허훈의 3점포를 묶어 34-28로 앞서갔다. 43-45로 3쿼터에 돌입한 한국은 라건아가 쉴 새 없이 달리며 내외곽에서 득점을 올려 3쿼터를 65-59로 마쳤다.
4쿼터에 강상재가 2점슛, 자유투에 이어 3점슛까지 꽂아 76-67로 점수 차를 벌렸다. 종료 3분15초를 남기고 최준용(SK)의 속공 패스를 받은 라건아가 레이업슛으로 80-69를 만들었다. 84-77로 앞선 종료 45초 전에 허훈이 쐐기 3점포를 꽂았다.
라건아가 양팀 최다인 25점과 함께 리바운드 14개를 잡았다. 본명이 리카르도 라틀리프인 그는 2018년 1월 귀화해 용인 라씨에 ‘씩씩한 사나이’란 뜻의 건아로 개명했다. 2012년부터 11시즌째 한국프로농구에서 활약 중이며, 아시안게임과 농구월드컵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한 바 있다. 허훈이 15점-6어시스트를 올렸고, 강상재가 13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추일승 감독은 공식 국제 대회에서 첫 승을 거뒀다. 2016년 고양 오리온의 우승을 이뤄냈던 추 감독은 대표팀에서도 송교창(1m99cm), 강상재(2m) 등 포워드를 활용한 농구를 펼쳤다. 추 감독은 “굉장히 익사이팅(신나는)한 경기였다. 전반에 부족했던 트랜지션(공수전환)이 이후 더 원활하게 됐다”고 말했다.
B조 1위 한국은 8강 토너먼트행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은 14일 대만과 2차전, 16일 바레인과 3차전을 치른다. 아시아컵에서 1969년과 1997년 우승했던 한국은 목표를 4강 이상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