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한 걸 알지만, 아이 공부 욕심은 못 놓겠어요" 교사 엄마의 고민

  • 카드 발행 일시2022.07.13

중학교 1학년(13)과 초등학교 5학년(11) 두 딸을 키우고 있는 현직 교사입니다. 학창 시절 전 모범생이었어요. 공부도 제법 잘했고, 덕분에 교대에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교사로서 아이들을 많이 보다 보니, 교육에 대한 저만의 철학이 생겼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땐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양육자의 조건 없는 사랑, 그리고 다양한 체험이요. 초등학교 입학 전후해선 독서와 글쓰기를 병행하면서 기초 학습 능력을 갖추는 게 좋다고 봅니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예·복습하며 진도를 잘 따라가는 게 옳다고 믿고 있고요.

하지만 이런 철학이 제 큰 아이 수지(가명)에겐 안 먹히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첫째가 어렸을 때 피아노 같은 예체능 말고 국·영·수 관련 사교육을 시키지 않았어요.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으면 학습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지켜만 보는 제가 너무 안일하나 싶은 거예요. 그래서 아이가 만 6세, 그러니까 우리 나이로 7세 때 영어학원에 보냈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가서 레벨 테스트 치는 그런 학원이요. 그런데 파닉스(발음 중심 어학 교수법)부터 어려워하더라고요. 다른 아이들은 다 따라가는데 우리 아이만 자꾸 뒤처지는 것 같았어요. 이때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잃은 것 같습니다. 이런 상태가 이어져 현재는 학업 전반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아예 손 놓고 노력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엄마인 제가 공부하라고 하면 잔소리처럼 느껴져 화가 난대요. 더 하기 싫어진다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