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만난 권성동 직무대행 굳힐때…'윤핵관' 장제원 왜 사라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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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전 원내대표(왼쪽)와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2소회의실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안철수 의원. 김상선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전 원내대표(왼쪽)와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2소회의실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 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안철수 의원. 김상선 기자

사상 초유의 현직 여당 대표 중징계라는 ‘이준석 사태’를 맞이한 국민의힘이지만 겉으로는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당원권 정지 6개월’이란 중징계에 극렬 반발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이준석 대표가 신중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추인돼 리더십 공백이 최소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의총 다음날인 12일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회동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며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두 사람은 6개월 직무대행 체제냐,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 대표 선출이냐를 놓고 의견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던 의총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회동했다. 두 사람의 회동, 또 그 회동이 외부에 알려진 의미를 놓고 엇갈린 해석이 12일 제기됐다.

핵심 당사자인 권 원내대표는 이날 말을 아꼈다. 회동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대통령과의 회동 여부 및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입을 닫았다. 하지만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둘의 만남은 이 대표 징계 결정 이틀 뒤인 지난 10일 권 원내대표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당이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자리였다”며 “배석자 없이 독대 형식으로 만남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여러 여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두 사람의 회동에서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를 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로 봐야 하고 따라서 ‘권한대행’이 아닌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이 대표의 반발을 부를 수 있고, 다른 혼란을 부를 수 있는 조기 전당대회보다 권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혼란을 수습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정확히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줄곧 ‘당무 불간섭’ 의사를 공개적으로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의원총회 등에서)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하라” 정도의 말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 당 내에서 나왔다.

당내에서 해석이 엇갈리는 건 바로 이 지점이다. “윤심(尹心)이 정말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였느냐”는 의문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회동 다음날인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중진 모임→의원총회에 연쇄적으로 참석해 결국 본인의 뜻대로 직무대행 체제를 이끌어냈다. 명분은 “당헌·당규대로 해야 한다”였지만 조기 전대를 주장하는 측에선 “결국 권 원내대표가 원하는대로 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충북 청주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윤 대통령, 성일종 정책위의장.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충북 청주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윤 대통령, 성일종 정책위의장. 뉴스1

익명을 원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은 조기 전당대회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라며 “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 시나리오를 강하게 주장하니 원론적 동의를 표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 징계 당일인 지난 8일 오전 곧바로 “궐위에 의한 권한대행이 아닌, 사고에 의한 직무대행 체제”를 선포, 이틀 뒤에야 윤 대통령을 찾아간 걸 두고서도 “대통령 의중을 사전에 파악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을 다 내린 뒤 사후에 동의를 구하는 형식을 취했다”(친윤계 의원)는 불만이 나왔다. ‘선(先) 조치-후(後) 보고’라는 주장이다.

회동 후 이틀이 지난 시점인 12일 회동 사실이 공개된 걸 두고도 권 원내대표가 이른바 ‘윤심’을 확인하는 모양새를 취해 결과적으로 직무대행 체제에 쐐기를 박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가 상당히 주도면밀하게 ‘이준석 사태’를 수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불만 섞인 시선은 권 원내대표가 유력한 차기 당권 후보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내년 4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권 원내대표는 일각의 주장처럼 조기 전대가 열리면 곧바로 대표 경선에 출마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경선 후보가 되려면 대표 직무대행을 그만둬야 하고, 그 자체가 논란을 빚을 수 있어서다. 그래서 일부 잠재적 당권 주자 측에선 “권 원내대표는 조기 전대를 원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편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뉴스1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뉴스1

공교롭게도 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 체제’를 관철시키는 사이 그와 함께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공개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11일 중진 모임과 의원총회에 모두 불참했다. 이 대표 징계 결정 당일인 지난 8일 지역구(부산 사상)로 내려가 당 내 후폭풍에 대해 일절 공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대신 외곽 조직인 ‘여원산악회’를 지난 9일 재가동했고, 회원 1100여명이 모인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래서 당내 일각에선 “장 의원이 연거푸 회의에 불참한 게 무언의 불만의 표시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가 추진한 의총과 중진 모임에 장 의원이 모조리 불참한 걸 두고 말이 많다”며 “검수완박 추진, 민들레 결성 등으로 놓고 충돌해 온 권성동·장제원 두 윤핵관이 조기 전대 개최를 두고 이해관계가 엇갈려 사실상 갈라섰다는 이야기까지 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12일 안철수 의원이 개최한 첫 번째 민·당·정 토론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진석·배현진·김정재 등 친윤계를 비롯, 현역 의원이 40여명 넘게 참석했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에게 ‘간장(간 보는 안철수+장제원) 한 사발’이라는 말을 들었던 장 의원은 행사에 오지 않았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12일 안철수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12일 안철수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이 이 토론회에 참석해 이런 축사를 했다. “안 의원님과는 부산에 있는 중학교 3년 선후배다. 안 의원님이 당적을 가지신 건 이번이 처음인데, 저를 비롯해 그동안 풍찬노숙하며 우리당을 지켜온 많은 동지들의 바람을 잘 살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힘을 합쳐달라.” 이를 두고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국 김 의원의 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풍찬노숙할 때 안 의원은 당 밖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일종의 견제구라는 것이다.

당 일각에선 대선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와 윤 대통령 사이 중재 역할을 맡아 온 김 의원이 차기 당권 도전을 앞두고 장 의원과 접점을 넓혀간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권 인사는 “최근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의 최근 몇 차례 만나고 자주 소통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토론회 후에도 기자들에게 조기 전대 주장에 대해 “그런 의견도 나름 충분히 일리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사실상 조기 전대를 주장하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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