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경찰 만난 이상민 장관 “경찰국 둘러싼 우려, 오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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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제도개선 권고안 관련 영남권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제도개선 권고안 관련 영남권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상민 장관, 대구경찰청서 간담회 
‘경찰국 신설’ 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에서 영남권(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일선 경찰과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7일 광주광역시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호남 지역 경찰과 만남에 이은 두 번째 광역권 일선 경찰과의 만남이다.

이날 간담회는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 최종안 발표(15일)에 앞서 이 장관이 직접 이를 설명하고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장관이 도착하기 전부터 대구경찰청 앞에 근조 화환이 대거 들어서는 등 반발 분위기가 조성됐다. 조화에는 ‘행안부 경찰국 신설 반대’ ‘경찰 중립성 YES, 장관 통제 NO’ 등 글귀가 적혀 있었다. 대구 11개관서 경찰직장협의회 대표단이 ‘경찰국 신설 반대’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찰 중립성 보장' 현수막 걸리기
간담회에서도 날 선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 장관이 간담회장에 도착해 참석자들에게 악수를 청할 때 일부 참석자가 악수를 거부했고, 간담회장 한쪽에 ‘행안부 산하 경찰국 철회, 경찰 중립성 보장’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등장하기도 했다. 간담회는 영남권 지방청 직장협의회 회원과 참석 희망 직원 등 45명이 참석해 비공개 형태로 진행됐다. 각 지방청 지휘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등으로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 경찰청을 찾아 일선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악수를 청하며 기다리고 있다. 일부 참석자들이 경찰국 신설 반대를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등으로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 경찰청을 찾아 일선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악수를 청하며 기다리고 있다. 일부 참석자들이 경찰국 신설 반대를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간담회에 앞서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이 장관은 “여러분 노고에 깊이 감사를 드리면서 현장 일선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과 이 자리에서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7일 호남권 간담회에서 이 장관이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펼친 것과 대비됐다.

앞서 7일 호남권 간담회에서 이 장관은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로 치안 일선에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경찰에 대한 새로운 통제가 생기는 것도 전혀 아니다”라며 “15~20명 규모로 만들어지는 신설 조직에서 13만명 경찰을 통제하고 장악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영남권 간담회에 배부된 행안부 설명자료에도 이 장관 생각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행안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경찰을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직을 신설하는 것’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을 두지 않는다면 대통령이나 행안부 장관에게는 경찰을 지휘·감독할 아무런 조직이 없다’ ‘경찰업무조직 신설이 경찰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등 내용이다. 행안부는 경찰업무조직 신설 등을 담은 경찰제도 개편안을 오는 15일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경찰청 방문이 예정된 12일 오후 청사 앞에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관들이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경찰청 방문이 예정된 12일 오후 청사 앞에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관들이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이상민 장관 "소통이 부족했다" 
이날 오후 2시40분쯤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약 1시간 20분 만인 오후 4시쯤 마무리됐다.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난 이 장관은 “행안부 내 설치될 경찰 관련 조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그에 대한 오해도 많은 것 같아 오해를 풀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해 드렸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는 분들이 꽤 있었다.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오늘 새삼 실감을 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금 이 시각에도 행안부 태스크포스(TF)와 경찰청 TF가 머리를 맞대고 과연 무엇이 합리적인 제도가 될 것이냐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가장 좋은 제도, 대한민국 경찰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그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 "15일 개편안 보고 대응할 것"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경찰직협 측은 우려를 씻기엔 부족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준기 대구 강북경찰서 직협 위원장은 “여론 수렴 결과를 통해 그 내용을 충분히 반영해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하는데 그 발표가 이미 정해진 대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15일 발표 내용을 우선 지켜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경찰청 방문이 예정된 12일 오후 청사 앞에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경찰청 방문이 예정된 12일 오후 청사 앞에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뉴스1

그러면서 “경찰국이 아닌 ‘경찰청 장관’을 만들고 그 아래 해경·소방·경찰을 두면 굳이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을 만들어 경찰을 통제할 필요가 없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27일 행안부 내에 경찰업무조직 신설을 골자로 하는 경찰제도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일선 경찰 사이에서 ‘경찰 통제’ 논란이 일자, 이 장관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익지구대에 이어 지난 5일 세종남부경찰서 등 일선 경찰관을 만나는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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