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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공공기관 과다 인력 조정” 대통령 첫 업무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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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가 과도하게 늘어난 공공기관 조직과 인력을 조정한다. 민간과 경쟁하거나 겹치는 부분을 정비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기업을 대상으로 경제 형벌은 징역ㆍ벌금 대신 과태료 같은 행정 제재 중심으로 전환한다. 중대재해처벌법ㆍ공정거래법 등을 겨냥한 움직임이다.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첫 주자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윤 대통령과 독대해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비대한 공공부문엔 ‘채찍’을 가하고 기업엔 ‘당근’을 건네는 방안이 주를 이뤘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곧 발표한다. 과도하게 불어난 공공기관의 ▶조직ㆍ인력 ▶보수ㆍ복리후생 ▶불필요한 자산 등을 구조조정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민간이 할 수 있거나 중복되는 부분은 정리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평가제도에서 재무성과 지표 비중이 크게 늘어난다. 앞서 지난달 기재부는 한국전력공사와 발전 자회사 6곳, 한국철도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 등 14개 공공기관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고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재부는 28개인 산하 위원회 수도 30% 이상 감축한다. 기능이 유사한 9개 위원회를 통ㆍ폐합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정부 씀씀이도 줄어든다. 문재인 정부 내내 유지했던 확장 재정 기조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건전 재정 기조로 바뀐다. 기재부는 새로 마련한 재정총량 관리목표(국내총생산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3% 이내, 국가채무 50%대 중반으로 관리)에 따라 내년 예산안과 중장기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짜기로 했다.

기재부의 대내외 경제정책 총괄ㆍ조정 기능은 강화된다. 반도체 분야 초격차 지원 차원에서 시설 투자 확대, 인력 양성, 핵심 기술 확보 등 내용을 담은 범정부 대책이 조만간 발표된다. 조선 인력난 해소, 수출 물류ㆍ금융 부담 완화 등 지원책도 추가된다.

세금 제도 역시 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개편한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25%에서 22%로 낮추고 과표구간은 단순화한다. 일자리ㆍ투자 관련 세제 혜택은 늘린다.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도 완화한다. 구체적 내용은 기재부가 곧 발표하는 ‘2022년 세법 개정안’에 담긴다.

기업 규제도 완화된다. 기재부는 법무부ㆍ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함께 기업 형벌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할 계획이다. 기존 경제 형벌을 과태료 등 행정 제재 중심으로 바꾸거나 관련 형량을 줄이는(합리화) 방안이 추진된다. 환경ㆍ보건의료ㆍ신산업ㆍ입지ㆍ인증 등과 관련돼 불필요한 규제는 민관 합동 TF를 논의를 거쳐 철폐한다.

치솟는 물가도 당면 과제다. 이날 추 부총리는 “민생ㆍ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전방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예년보다 빠른 추석(9월 10일)에 맞춰 기재부는 8월 추석 민생대책을 발표한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지난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주요 내용에 대해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지난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주요 내용에 대해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 대책으로 법정 최고 한도까지 인하(37%)한 유류세를 더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유류세를 얼마나 더 인하할지에 대해 방기선 기재부 제1차관은 “법정 인하 폭은 국회에서 지금 논의가 되고 있는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다. 여야는 유류세 법정 인하 한도를 50% 또는 그 이상으로 확대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는 금융ㆍ외환시장과 관련해 기재부는 부문별 조기경보시스템(EWS)을 상시 가동하기로 했다. 시나리오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다시 점검한다. 금리 인상기 거시경제 위험 요인으로 떠오른 가계부채 대응 수위도 올라간다. 정부는 금리 상승에 취약한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올 하반기 청년ㆍ서민층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며 불어난 소상공인 부채도 채무 조정, 저금리 대환 대출 등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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