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때문에 이혼" "집에 불났다"…양산 사저 집회 '황당' 이유

[SBS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귀향한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두 달 넘게 사저 앞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시위 중인 보수성향 단체나 유튜버 등은 그 이유로 “문 전 대통령 때문에 이혼했다. 가정파괴범이다”라는 등의 이유를 들며 앞으로도 시위를 이어 나갈 뜻을 밝혔다.

지난 8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A씨는 자신이 이혼한 이유가 문 전 대통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마이너스 통장을 한 800~900만원을 썼고, 집사람이 원형 탈모가 생기고 못 살겠다 해서 합의 이혼했다. 문재인은 가정 파괴범이다”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 때문에 불이 났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시위에 참여한 스님은 “조그마한 암자를 지어 농사를 짓고 사는데 불이 나서 집이 다 탔다. 아궁이의 잔불이 살아나서 불이 났다는데 납득이 안 된다. 문 전 대통령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한 달째 평산 마을에서 개인 방송을 하는 그는 “(시청자들이) 하고 싶은 욕을 대신해 주고 있으니까 호응이 많다. 대리 만족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300명 정도다.

[SBS 캡처]

이슈 콘텐트를 제작하는 한 유튜버는 “먹고 살기 위해 방송을 한다. 2년 방송해서 시청자들이 후원해준 금액이 한 5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산마을에서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후로 구독자가 급증했다고 한다.

이들은 평산마을에서 확성기와 스피커 등을 동원해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차량 확성기, 스피커를 사용해 군가와 장송곡 등을 틀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문 전 대통령 부부뿐만 아니라 평산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평산마을 주민 일부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중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사저 인근 시위 동영상을 공개했다. [장경태 의원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이런 상황에도 시위 중인 보수 단체나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시위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한 평산마을 주민이 시위대에 “동네에서 뭘 이렇게 떠들어. 뭐하는 짓이냐. 여기 주민인데 복작복작 어지럽다. 우리 모친이 스트레스받아서 잠을 못 잔다”며 항의하자 시위대는 “뭘 시끄럽게 했다고 그러나”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튜브하는 이 사람들 먹고살아야 할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지난 6일엔 평산마을 근처에서 장기간 1인 시위를 해 온 중년남성이 아예 이웃 지산마을로 전입하기도 했다. 지산마을은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 바로 뒷마을이다.

경기도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문 대통령이 퇴임한 지난 5월 10일부터 쭉 평산마을 사저 앞 도로에서 스피커가 달린 차량 1대, 텐트를 갖다 놓고 두 달 가까이 1인 시위를 했다.

그동안 매일 1인 시위를 해 온 이 남성은 ‘자유 대한민국 수호’를 내세우며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적 행위를 했다거나 직전 총선 등에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해 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