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베 총격 전날, 종교단체 건물에 '탕'…유튜브 보고 총 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총기로 살해한 야마가미데쓰야(山上徹也·41)가 사건 전날 자신이 원한을 품은 종교단체 건물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가 범행에 사용한 총은 유튜브를 보고 제작했다고 한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기 전날인 7일 나라시에 있는 종교단체 시설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건물을 향해 총을 쏜 뒤 “맞았는지 건물 밖에서 살펴봤으나 손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신문은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 살해 때 사용한 것과 같은 총을 종교단체에 쐈으나 소리가 커서 당황해서 도망쳤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종교단체 건물 주민들은 요미우리에 7일 오전 4시쯤 ‘팡’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당시 경찰에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었다.

한 주민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소리라 집밖에 나왔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는 소리를 뉴스로 듣고 비슷한 소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야마가미가 “특정 종교단체에 보낸 아베 전 총리의 동영상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이 종교단체를 지목해 “모친이 신자로서 많은 액수를 기부해 파산했다”며 “반드시 벌해야 한다는 원망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지난 5월부터 무직 상태로 혼자 살던 야마가미는 경제와 가족 문제로 특정 종교에 원한이 커지면서 애초 해당 종교단체 지도자를 노렸지만, 접근이 어려워 실행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아베 전 총리가 해당 종교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접하면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문은 야마가미가 범행에 사용한 총을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해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범행에 사용한 총기를 인터넷에서 구매한 부품으로 직접 만들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금속통 2개를 목재 등에 테이프로 묶어 고정하고, 한 번 발사에 6개의 탄환이 나가도록 설계했다.

지난 8일 그의 거처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총기 여러 점과 화약이 발견됐다.

야마가미의 승용차 안에서는 구멍이 뚫린 판자가 발견됐는데 야마가미는 “판에 (사제 총의) 시험 발사를 했다”고 말했다.

야마가미는 8일 나라현나라시에서 자민당 참의원 선거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섰던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해 자신이 제작한 총으로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일본 경찰은 이번 피격 사건으로 경호 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피격 당시 첫 총성이 들린 뒤 두 번째 총격까지 3초의 ‘골든타임’ 동안 경호원들은 아베 전 총리를 감싸는 인간 벽을 만들거나 피신시키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가 쓰러진 뒤 일부 요원이 뒤늦게 ‘가방 방패’를 들어올렸을 뿐이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