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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분 미친듯 울렸다"…영화 관객 분노 부른 '알람 테러' 전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 전광판에 걸린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상영표.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 전광판에 걸린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상영표.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CGV 용산 아이파크몰 아이맥스(IMAX) 상영관에서 이전 회차 관람객이 분실한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분실모드 알림을 수차례 울려 관객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휴대전화 주인이라고 밝힌 당사자는 "상영관에 있을 것이라고는 아예 생각하지 못했다"며 "주말 영화 관람을 망쳐서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용아맥에서 3D로 토르 보다가 역대급 관크를 당했다. 화나서 돌아버릴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전 회차에서 폰을 놓고 간 어떤 사람이 폰을 찾겠다고 영화 보는 내내 분실물 찾기 알림을 미친 듯이 울려댔다"고 적었다.

A씨는 "뒤쪽에서 벨이 울리는데 5분 넘게 안 꺼지길래 어떤 사람인가 싶었는데, 뒷자리에 사람은 없고 의자 바닥에서 소리만 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D 안경을 써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폰은 바닥에 있었고 갤럭시 분실모드로 돌아가고 있었다"며 "폰을 집어 전원을 끄려 했는데 분실모드에서는 폰 전원이 꺼지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영화 보는 내내 약 25분 간격으로 알림이 다섯 차례 울렸다"며 "주변 사람들 다 화를 냈고 영화 전체를 망쳐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몰입, 집중 다 깨지고 나중에는 언제 또 알림이 울릴지 불안해서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며 "주변 사람들 다 화가 난 채 영화관을 나왔다"고 했다.

해당 글에는 "역대급 관크다. 꼭 환불받아라" "이건 영화 끝나고 제대로 정리 안 해서 생긴 일이니 영화관 책임도 있는 것 같다" "상상으로도 짜내지 못할 스토리. 현실은 늘 더 하네" "영화관에서 잃어버렸으면 어련히 상영관에 있겠구나 해야지 알림을 왜 울려" 등 댓글이 달렸다.

같은 회차 관람객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은 "전화 정도가 아니라 분실찾기를 계속하셔서 영화를 아예 볼 수가 없었다" "빈자리에 떨어져 있었다. 힘들게 예매하고 3D로 관람하는데 대박 망쳤다" "너무 진이 빠져서 항의도 제대로 못 했다. 내일 고객센터에 전화하려고 한다" "바닥에 있었는데 청소도 안 하는 건가? 정말 화가 난다" 등의 글을 남겼다.

논란이 확산하자 휴대전화를 분실한 당사자라고 밝힌 B씨는 11일 "저때문에 피해보신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B씨는 "주말의 영화 관람을 망쳐 정말 너무 죄송하다"며 "절대 고의가 아니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 휴대전화가 상영관 안에 있을 것이라고는 아예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B씨는 위치정보시스템(GPS)으로 휴대전화를 찾았을 때 휴대전화는 (영화관이 아닌) 전혀 다른 곳에 위치해있었고, 계속해서 이동했다며 "따라서 저는 제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이 휴대전화를 들고 움직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두 시간 계속해서 찾다가 와이파이 목록에 4DX가 떠, 어쩌면 휴대전화가 CGV 근처에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혹시나 상영관에 두고 왔나해서 직원에게 물어본 것이었고, 절대 용산 아이맥스관 안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벨을 울린 게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제 휴대전화가 검은 케이스로 되어 있고 아마 좌석 뒤쪽에 있었다면 절대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저때문에 관람을 망친 분들에게 큰 죄를 끼쳤다. 정말 너무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한편 용산 아이맥스관에서 관크(관객 크리티컬·관람을 방해하는 것) 소동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상영 중 한 관객이 화장실에 가려고 출구를 찾다 실수로 상영관 내부 조명을 켠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듄' 상영 도중 극장 내부로 날아 들어온 벌레가 영사기 렌즈 주변에 앉으면서 화면에 벌레 그림자가 비쳐 영화 관람에 피해를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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