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반대매매 완화했지만, 리스크 여전해 신중히 투자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2.07.09 00:20

업데이트 2022.07.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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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증시 안정화 대책으로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의무 면제를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증권사들이 속속 ‘반대매매’ 완화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는 역대급 반대매매가 나타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증권사로부터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의 계좌에 들어있는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 처분하는 규모가 사상 최대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식을 매수할 때 증권사로부터 일시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증권계좌에 넣어둔 현금(예수금)에다 대출금을 보태 주식을 더 많이 살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미수거래’와 ‘신용거래’가 있습니다. 미수거래는 단기 외상거래입니다. 주가의 30%~40% 현금만으로 주식을 산 다음 이틀(2거래일) 이내에 나머지 금액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상환기한인 이틀 안에 주식을 되팔아 차익을 얻겠다는 이른바 단타매매 수단으로 많이 활용합니다. 이틀 내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는 외상주식을 강제 처분하여 미수금을 회수합니다. 이걸 두고 반대매매라고 합니다.

이에 비해 신용거래는 대출기간이 깁니다. 대개 30일~150일인데, 증권사에 이자를 내야 합니다. 빌린 돈을 갚기로 한 날짜에 갚지 않는다면 증권사가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습니다. 신용거래 담보비율이 떨어져도 반대매매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증권사가 설정한 신용거래 담보비율 기준이 140%라고 해보겠습니다. 투자자가 계좌 예수금 1억원에 증권사 대출금 1억을 보태 주식 2억원 어치를 샀습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1억원을 빌려줬는데 투자자 보유 주식가치가 2억원이므로 담보비율을 200%로 간주합니다. 이후 주가가 계속 떨어져 주식가치가 1억3000만원이 되었습니다. 담보비율이 130%로 하락하여, 기준치(140%)를 밑돌게 된 것입니다. 증권사는 부족금액을 채워넣을 것을 요구하는데, 투자자가 2거래일 내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에 들어갑니다.

반대매매를 피하려면 담보를 더 제공하거나, 빌렸던 돈을 일부를 갚아서 기준담보비율을 유지해야 합니다. 증시가 계속 급락하면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거나 계좌 담보부족에 빠지는 일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매매는 전날 종가대비 20%~30% 낮은 금액으로 주문이 들어가기 때문에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증시 침체기 반대매매 증가는 주가 추가하락을 불러오고 이는 다시 반대매매 증가를 유발하는 식으로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최근 증시 거래대금 급감으로 반대매매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3900억원이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 11조4018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반대매매를 당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도 타격이 큽니다. 주식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나중에 가격이 오르더라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됩니다. 증권사들이 반대매매를 완화한다고는 하지만,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더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김수헌 글로벌모니터 대표. 중앙일보·이데일리 등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오랫동안 기업(산업)과 자본시장을 취재한 경험에 회계·공시 지식을 더해 재무제표 분석이나 기업경영을 다룬 저술·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1일3분1공시』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뻔 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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