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연경 "앞일 어떻게 알아요"…FA까지 1시즌, 국내복귀 속마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일 홍천 서머매치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연경. [연합뉴스]

8일 홍천 서머매치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연경. [연합뉴스]

'배구 여제' 김연경(34)이 흥국생명 합류 이후 처음 팬들을 만난다. 비시즌 기간 열린 서머매치에 참여했다.

김연경은 지난달 흥국생명과 총액 7억원(연봉 4억5000만원·옵션 2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21~22시즌 중국 상하이로 옮긴 지 1년 만의 국내 리그 복귀다. 김연경은 유럽 팀들의 제안을 받기도 했으나, 국내 복귀를 우선적으로 고려했고, 원소속팀 흥국생명으로 돌아왔다.

지난 4일 팀 훈련에 합류한 김연경은 여자프로배구 홍천 서머 매치를 위해 홍천을 방문했다. 8일 막을 올린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서머 매치는 친선 경기다. 김연경은 이날 홍천군 배구 꿈나무를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 행사에도 참여한다. 다만 선수단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머매치 경기에는 뛰지 않고, 9일부터는 개인 일정을 소화한다.

김연경은 "국내에 들어오기로 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많은 생각을 했다. 돌아와서 기쁘고, 팬들을 만나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앞으로 가야할 방향이 있는데, 국내 복귀가 맞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어리지 않고, 은퇴를 어느 정도 생각해야 하다 보니 돌아오게 됐다. 해외 빅리그에서 러브콜이 온다는 것도 기쁘고, 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길이 있었다"고 했다.

향후 진로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어도 결정된 건 없다. 천천히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지금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배구에 관련된 일,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기 위함이다.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당장 은퇴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김연경은 국내에서 한 시즌을 더 치러야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해외에 나갈 때 6년이란 시간을 채우고 싶다고 흥국생명과 이야기도 했고, 나만의 약속이기도 했는데 지키게 돼 기쁘다. 당연히 FA 자격을 갖는 건 알고 있었고,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1시즌을 뛴 뒤 김연경이 계속해서 국내리그에 남을지는 미지수다. 김연경은 "앞일을 어떻게 알아요"라고 웃으며 "2020 도쿄 올림픽 뛰면서 생긴 팬분들이 있다. 그 분들은 아직 직접 관람 못하신 경우가 있다. 내 플레이 보여드리고, 재밌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몸을 잘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은 잘 모르겠다.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간다면. 계속 국내에 남아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국내 복귀로 생긴 좋은 점에 대해선 "내 집에서 자고, 먹는 게 제일 좋다. 가족, 친구들도 가깝게 지내서 좋다. 2년 전에는 코로나 때문에 팬 분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상황이 많이 좋아져서 팬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기분 좋고 설렌다. 홈구장 꽉 채워주시면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은 너무 좋아하셨다. 해외에 있을 땐 코로나 때문에 오지 못하셨고, TV로만 보셨기 때문이다. 친한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선수는 '왔구나' 정도의 반응이었다. 다른 팀이기 때문에 경쟁해야하니까"라고 했다.

2년 전 김연경이 복귀할 당시 흥국생명은 '1강'의 전력으로 꼽혔다. 끝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시즌 내내 강한 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7개 팀 중 6위에 머물렀다. 김연경은 "팀 합류해서 이제 4일 훈련했다. 감독님과 면담을 가졌는데 분위기도 좋고, 훈련이나 체력적으로 발전하는 것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목표에 대해선 "개인 목표는 아직 세우지 않았다. 우승이 쉽진 않을 거란 생각은 한다. 강한 팀들도 많고, 우승팀 현대건설, 도로공사, GS캍텍스 모두 잘 한다.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선수들끼리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에 대해선 "부산 사나이라서 털털하시기도 하시고. 상남자다운 면도 있다. 감독님께서 '아닌 건 아니고, 맞는 건 맞다'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했다.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배구를 잘 따라가면 좋은 배구를 할 것 같다. 기존의 흥국생명과는 다른 배구를 보여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2년 전과 비교해 어린 선수들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그 전에 봤던 저랑 같이 했을 때에 비해 성장했다. 팀이 얼마만큼 성장하고 재미를 줄 수 있고. 올라갈 수 있는지를 목표를 두려 한다"고 했다.

오는 8월 13일 순천에서 개막하는 컵대회에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연경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몸 상태에 따라 출전할 수도 있는데, 후에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2년 전 주장을 맡았고, 대표팀에서도 오랫동안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는 "주장을 하고 싶은 마음은 1도 없다. 김미연이 주장. 김나희가 부주장인데 두 선수가 팀을 잘 이끌고 있다. 감독님이 얘기를 하셔도 '괜찮습니다'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국가대표로 매년 차출됐기 때문에 비시즌에도 거의 쉬지 못했다. 그는 "오랫동안 몸 만드는 훈련을 한 적이 없다. 국가대표로 계속 뽑혀 경기 위주의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비시즌 훈련은 오랜만이고, 처음 같다"고 했다.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했던 김연경은 "몸이 좋아지는 걸 많이 느꼈다. 부족한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짜여진 프로그램 준비를 하겠다. 몸 상태도 좋았다. 전지훈련을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고 만족했다.

김연경은 미국에서 미국대학농구(NCAA)에서 활약한 이현중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같은 곳에서 훈련한다고 해서 기대했다. 한국인이라 통하는 것도 있다. 마인드가 너무 좋은 선수인 것 같다. '한국 남자 농구의 미래가 밝구나'란 생각도 했다. 계속 도전하고,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못했지만)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자극도 받았다. 어린 선수지만 멋있게 느껴졌다"고 했다.

한편 코로나 여파로 지난 2년간 열리지 않았던 서머매치는 10일까지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여자부 7개 구단 가운데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 KGC인삼공사, 흥국생명 4개 구단이 참여한다. 풀리그로 승패관계 없이 4세트 경기를 진행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