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이준석 중징계는 권력투쟁이다

중앙일보

입력 2022.07.08 10:00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밤 9시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소감을 밝히던 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밤 9시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소감을 밝히던 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윤리위원회가 8일 새벽‘당원권 6개월 정지’징계를 내렸습니다.
징계사유는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입니다. ‘성상납이 없었고, 각서(7억원 투자유치)를 몰랐다는 이준석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상 ‘당대표 물러나라’는 중징계입니다.

2. 당연히 이준석은 ‘수용불가’입장입니다.
이준석은 아침방송에서 ‘징계처분 보류, 재심청구,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모든 조치를 다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준석은 형평성 문제를 강조했습니다. 대법원 유죄판결까지 난 김성태(KT채용청탁)전의원 사건은 ‘아직 처리조차 안되고 있다’며 ‘(저의 경우) 아직 경찰 수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중징계한 것은 의아하다’고 말했습니다.

3. 이준석의 주장처럼 ‘사법절차 이전 중징계’는 이례적입니다.
당대표에 대한 이런 중징계는 초유의 사태입니다. 상당한 갈등과 진통이 불가피합니다.
그런데 어찌보면 이미 예상됐습니다. 7일 이준석의 중징계를 예감케하는 두 뉴스가 있었습니다.

4. 하나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이날 낮 MBN에 출연해 밝힌 속사정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 80% (109명중 87명)이 이준석 대표 탄핵에 동의했다. 그런데 당시 윤석열 후보가 개입해 막았다..이번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이준석 개인과 당의 문제라고 보기에 (이준석을) 포용하지 않을 것이다.’

5. 다른 하나는 JTBC가 단독보도한 ‘윗선’의혹입니다.
JTBC뉴스룸은 ‘이준석에게 성접대했다’는 장씨가 지인과 통화한 녹음파일 2건을 공개했습니다.
‘여기 ***라고 국회의원 선거 나갔던 형님이 있어요. 그 형 통해 갖고 이렇게 들어간 거야 지금..그 사람이 ***비서실이야..’(3월15일 통화)
‘(성접대 물증을) 그러니까 찾고 있으니까 얘기할게요. 윗선에서는 안돼요, 진짜. 윗선에서 자꾸 홀딩하라잖아요..’(6월 30일 통화)

6. 두가지 뉴스는‘권력투쟁’을 시사합니다.
박성중의 얘기는..국민의힘 다수파가 이번엔 진짜로 이준석을 몰아낸다는 의미입니다. 윤석열은 외면한 가운데..
JTBC보도는..8년전 사건이 튀어나온 배경에 정치인이 있으며, 성접대 물증을 찾고 있다는 겁니다.

7. 뉴스를 본 이준석은 밤 9시 윤리위에 출석하는 길에 울컥했습니다.
‘정말 지난 1년 설움이란 것이 아까 그 보도(JTBC) 보고 진짜 북받쳐 올랐다..대선 승리하고도 어느 누구에게도 축하 받지 못했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대접받기 못했으며..지방선거 승리하고도 공격당하고 무시당하고..’

8. 사실 이준석이 국민의힘 당대표가 된 건 당심보다 민심 덕분이었습니다.
작년 6월 전당대회에서 이준석은 당원지지에선 37.41%에 그쳤지만 일반국민여론 58.76%를 얻어 당선됐습니다. 경쟁자였던 나경원이 당심(40.93%)에선 이겼지만 민심(28.27%)에서 크게 졌습니다. 그래서 이준석은 대표이면서도 ‘싸가지 없는 애’취급을 받았습니다.

9. 권력은 나눠가질 수 없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에서 모든 권력은 대통령으로 집중됩니다. 특히 국민의힘은 자유당-공화당-민정당으로 이어져온 ‘충성여당’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새 대통령이 탄생했는데 37살 청년이 ‘자기정치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권력핵심인 ‘공천제도 개혁’을 공언했으니..무모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10. 아직 성접대 의혹 팩트확인은 남았습니다.
정황에 근거한 윤리위의 결정은 엄격하지만 정치적입니다. 징계의 법적 정당성은 팩트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비록 진실규명에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이준석은 아직 젊습니다.
〈칼럼니스트〉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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