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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방한하는 옐런, 한·미 통화스와프 부활 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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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미국의 긴축과 세계적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퍼지면서 달러의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원화 가치가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수입 물가에는 비상이 걸리고 자본 유출 위험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지난해 만료된 한·미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지만, 현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05.5원에 거래를 시작해 전날보다 6.5원 내린 1299.8원으로 마감했다. 전날에는 달러당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해(환율은 상승) 장중 1311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당 원화 값이 1310원대에 이른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추락하는 원화가치

추락하는 원화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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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당국은 외환보유액에서 조정 물량을 내보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달러 강세가 지속하면 자본이 유출되고 수입 물가가 오르는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94억 달러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이후 13년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었다.

결국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부활시켜 외환시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국가 간 통화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미리 약속한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들여올 수 있는 거래를 말한다.

특히 오는 19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할 때 통화스와프 체결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옐런 장관이 이번에 통화스와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지 않고 상황이 그대로라면 앞으로 환율이 더 뛸 가능성도 있는데, 그렇다면 자본이 유출되고 무역적자가 지속하는 등 외환위기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경상수지마저 위태롭다. 지난 4월 적자를 기록한 뒤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불안한 안도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38억6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 궤도에 올라섰지만, 지표를 뜯어보면 걱정스러운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일단 흑자 규모가 지난해 5월(104억1000만 달러)보다 65억5000만 달러 감소했다. 감소 폭으로는 2011년 5월(-79억 달러) 이후 최대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긴 했지만,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며 “미국이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경우 한국 외환시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대외적 인식이 생길 여지도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이 원한다고 해도 미국이 자국의 통화정책 틀 안에서 운영할 사안이기 때문에 한국 사정까지 고려해 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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