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여동창에 혀잘리자 때려 죽인 70대 "과로로 죽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7.07 17:21

업데이트 2022.07.07 18:19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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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동창생에게 강제로 입맞추다 혀가 잘리자 그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까지 야산에 유기한 70대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정성민 부장판사)는 7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73)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전북 익산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중학교 동창인 B씨(당시 73·여)를 강제추행하고 폭행, 살해한 뒤 시신을 미륵산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에게 입맞춤을 하다 강한 저항으로 혀가 절단되자 B씨를 한 시간 동안 때려 숨지게 했고, 시신을 미륵산 7부 능선 자락의 헬기 착륙장 인근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신은 등산객의 신고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낙엽에 덮여 있었으며, 몸에는 긁힌 상처와 타박상, 범죄에 연루된 특이한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가 시신을 옮기는 모습이 담긴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그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목회자로서 다른 교회에 다니는 B씨를 기도해주려고 집에 불렀고, 자고 일어나보니 B씨가 숨져있었다"며 "의견이 맞지 않아 B씨와 싸웠는데 그 과정에서 B씨를 때렸지만 죽이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검 결과 B씨의 사인은 '다발성 외상에 의한 쇼크사'로 판단됐다. 담당 부검의는 "B씨는 심한 폭행 때문에 사망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폭행의 고의를 넘어 살해의 고의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며 "따라서 주위적 공소사실(강간 등 살인)이 아닌 예비적 공소사실(강제추행치사)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절도, 강제 추행 등 범행으로 수사를 받고 있거나 기소된 상태에서 이 사건에 이르렀다"며 "피해자는 성적 욕망을 채우려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고인은 한 번도 피해자나 유족에게 사과 혹은 위로를 전하지 않았으면서 공소장이 허위라고 법정에서 검사를 비난했다"며 "이것이 남은 생을 목회자로 살아가려는 자의 태도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여러 사정을 참작해 피고인을 매우 엄히 다스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 측 변호인은 이날 "피고인의 건강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며 "가족들뿐만 아니라 교도소 교도관들도 같은 의견이어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A씨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입맞춤하다 혀가 절단돼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폭행으로 사망한 것이 아닌 피해자가 기도하던 중 과로나 다른 이유 등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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